"왕복 30분이면 충분하다" 걷는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편백나무 힐링 코스

건천편백나무숲 / 사진=경북나드리 안석규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 이들은 흔히 첨성대와 불국사, 왕릉과 사찰 같은 역사 유적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신라의 이야기가 잠든 단석산 자락에는 또 다른 얼굴의 경주가 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청량한 쉼터, 바로 건천편백나무숲이다. 이곳은 경주의 화려한 문화재와는 결이 다른, 고요하고 깊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건천편백나무숲 / 사진=경북나드리 안석규

송선리 자락에 펼쳐진 건천편백나무숲에 들어서는 순간, 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숲의 향기가 온몸을 감싼다. 하늘 높이 솟은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그늘을 만들고, 깊게 들이마시는 숨마다 피톤치드가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약 500m 길이의 데크 산책로는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도록 평탄하게 조성되어 있다. 왕복 20~30분이면 충분하지만, 길 중간중간 놓인 정자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바라보거나 잠시 명상에 잠기면, 짧은 시간이 주는 휴식 이상의 깊은 위로를 경험할 수 있다.

건천편백나무숲 / 사진=경주 문화관광

편백나무숲을 제대로 즐기려면 찾아가는 길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숲 입구까지 차량 진입은 불가하므로, 국도 20호선 산내 방면 도로변의 안전한 구간에 주차한 뒤 약 10~15분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이마저도 숲의 정취를 미리 맛보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한결 즐겁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경주 시내에서 350번 버스를 타고 ‘송선1리달래창’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복잡한 주차 걱정 없이 숲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다.

건천편백나무숲 / 사진=경북나드리 안석규

건천편백나무숲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피톤치드’다. 이는 나무가 해충이나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천연 물질로, 숲속의 상쾌함을 만드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건천편백나무숲 / 사진=경주 문화관광

연구에 따르면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집중력을 높이고 피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그래서 숲을 거니는 일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몸과 마음 모두에게 건강한 선물이 된다. 특히 편백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향기는 깊은 호흡만으로도 지친 일상에 청량한 회복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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