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퇴직하고 집에 있게 된 뒤로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싸운 것도 아닌데 하루가 답답해지는 겁니다.
미워서가 아니라 생활의 구조가 통째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60대 여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분위기 세 가지를 순서대로 말씀드립니다.

1. 내 시간이 사라졌다는 답답함
남편이 출근하던 시절에는 낮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되면 점심을 차리고 치우는 일이 하루의 축이 되어버립니다.이건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공간과 시간이 겹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부부가 각자 혼자 보내는 시간대를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정해두면 훨씬 나아집니다.

2.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것
퇴직 직후의 남편은 대개 자존감이 흔들려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무심코 던진 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늘고, 아내는 점점 말을 아끼게 됩니다.그 조심스러움이 쌓이면 대화가 사라집니다. 이 시기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하루에 한 번 같이 밖에 나가는 일정을 만드는 쪽이 효과가 큽니다.

3. 앞으로 계속 이럴까 하는 막막함
가장 무거운 건 오늘 하루가 아니라 이 상태가 이십 년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이 시기에 부부 갈등이 늘어나는 건 여러 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다만 이 시기는 대개 일 년 안팎에 지나갑니다. 남편이 새로운 일과를 찾으면 대부분 정리되니, 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과도기로 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편을 바꾸려 하기보다 생활의 규칙을 먼저 만드는 게 빠릅니다. 점심은 각자 알아서 하는 날을 정하고, 각자 나가는 요일을 정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규칙은 다툼을 줄여줍니다.오늘은 딱 하나만 해보세요. 일주일 중 하루, 오후에 각자 따로 보내는 시간을 정해보시는 겁니다.
오늘 만든 그 작은 규칙 하나가, 앞으로 이십 년의 하루하루를 훨씬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출처 :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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