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비빔밥 이미 3년 전 중국 문화로 지정”…그런데 우리 정부도 몰랐다고?

비빔밥. [사진 = 본죽]

한국의 문화를 조선족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전통 음식인 돌솥비빔밥이 중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9일 반크에 따르면 중국 지린성은 2021년 12월 공식 홈페이지에 5차 성급 무형문화유산 총 65개 항목을 승인하면서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기술)’로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했다. 가래떡을 비롯한 떡 조리법도 함께 등재됐다.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중국의) 국가급 무형유산 중 한국 전통문화와 유사한 항목은 일정 부분 파악해 왔으나, 돌솥비빔밥은 지방급 유산이어서 이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돌솥비빔밥은 우리나라 국가무형유산으로는 등재돼 있지 않은 상태다. 전주비빔밥이 2008년 전북지역의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상태일 뿐이다.

중국에서는 무형문화유산법에 따라 지방정부가 성급 무형문화유산을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승격시켜 달라는 취지의 신청서를 중앙정부에 낼 수 있다.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재가 되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커진다.

이미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중국 소수민족에서 비롯됐다는 이유로 국가 문화유산으로 격상한 사례가 많다. 구체적으로 윷놀이, 백종절, 김치 조리법, 널뛰기, 아리랑, 판소리, 씨름, 전통혼례 등이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농악무를 ‘조선족 농악무’로 바꿔 국가급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뒤 다음 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기도 했다.

국가유산청은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무형유산에 대한 체계적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타국이 우리나라 무형유산을 자국의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왜곡할 경우에 대비해 관계기관과 검토해 역사적 논리성을 확보하고 국제적 홍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통 유산을 보호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역사 문제가 우리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라는 인식 아래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 문화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이 양국 국민 간 우호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중국에게 필요한 노력 지속 촉구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