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사용하는 냄비, 수저, 식기. 깨끗해 보인다고 안심했다가는 온 가족이 중금속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지며 주부들 사이에서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겉으로 봐서는 전혀 구별이 안 된다는 점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에 있는 냄비 밑바닥 확인했더니 201 스테인리스였다. 10년 넘게 써왔는데 소름 돋는다"는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식품 안전 전문가들은 "스테인리스도 등급이 있고, 잘못된 등급을 주방에서 사용하면 미세하게나마 중금속이 용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절대 쓰면 안 되는 등급이 따로 있다

스테인리스는 숫자로 등급이 나뉜다. 같은 은빛 금속이지만 성분 구성에 따라 녹에 강한 정도와 안전성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주방용으로 절대 피해야 할 등급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201 스테인리스다. 가격이 매우 저렴해 일부 저가형 제품에 사용되지만 녹이 매우 쉽게 슬고 내구성도 형편없다. 더 큰 문제는 망간과 니켈 같은 중금속 용출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장기간 사용하면 신경계, 피부, 심장, 호흡기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방용으로는 절대 금물이다.
두 번째는 430 스테인리스다. 201보다는 낫지만 304에 비해 녹슬기 쉽다. 인덕션 전용 냄비 바닥에 주로 쓰이는데, 음식이 직접 닿는 안쪽 표면까지 430으로 되어 있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겉으로 봐서는 녹이 안 보여도 미세한 부식이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열과 염분, 산성 음식에 반복 노출되면 표면에서 금속 성분이 조금씩 녹아 나온다.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가 없어도 매일 조금씩 쌓이는 중금속 노출은 장기적으로 건강을 위협한다.
304면 충분하다, 316은 선택

그렇다면 어떤 등급을 써야 할까. 답은 304 스테인리스다. 거의 모든 주방 용품의 표준으로 쓰이는 이 등급은 녹에 강하고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
제품에 따라 '18-8', '27종', '18-10' 같은 표기도 있는데 이는 크롬과 니켈 함량을 뜻한다. 18-10이 18-8보다 니켈이 2% 더 들어가 조금 더 좋지만 둘 다 일반 가정용으로는 충분하다.
더 좋은 등급도 있다. 316 스테인리스는 304에 몰리브덴이라는 성분이 추가되어 염분과 산에 훨씬 강하다. 김치나 장류처럼 염분이 많은 음식을 장기 보관하거나, 해안가처럼 습하고 염분이 많은 환경에서는 316을 쓰는 게 좋다. 다만 가격이 304보다 비싸니 용도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집에 있는 제품 확인하는 법
지금 당장 집에 있는 냄비와 수저 밑바닥을 확인해 보자. 대부분 작은 글씨로 'SUS304', '18-8', 'STAINLESS 304' 같은 표기가 새겨져 있다. 아무 표기가 없거나 201, 430이라고 적혀 있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시장이나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산 제품은 등급 표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유난히 싸다면 낮은 등급일 확률이 높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201이나 430 제품을 오래 썼다고 해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장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304 이상 등급으로 바꿔 쓰는 게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현명한 선택이다.
매일 입에 닿는 식기와 조리 도구. 몇 천 원 아끼려다 가족 건강을 해칠 순 없다. 오늘 저녁 식사 후, 집에 있는 스테인리스 제품 밑바닥을 한 번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