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가 도래했다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특히 이번 추석 귀성길에서 전기차 오너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 대기 시간은 기본 40분, 방전 직전까지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운전자들도 속출하며, “전기차에 정 떨어졌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처럼 명절과 같은 장거리 주행 시기에는 전기차의 현실적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전기차는 분명 매력적인 탈것이다.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고, 유지비도 적다. 특히 막히는 도심에서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회생제동 기능으로 연비 효율까지 챙길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 차로 유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등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ADAS)까지 더해져 운전 피로도는 크게 낮아진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도 ‘장거리’ 앞에선 빛이 바랜다.
대부분의 보급형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300~400km 수준. 문제는 이 수치가 여름·겨울철 기온, 에어컨이나 히터 사용에 따라 20~3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보통 400km 안팎의 거리를 주행해야 하는데, 충전소 한 번은 거의 필수다.

특히 귀성길처럼 차가 막히는 상황에선 회생 제동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정체로 인해 배터리 소모는 더 커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내려가는 길에 충전소 두 군데 들렀다”, “아이들 태우고 휴게소 50분 대기, 겨우 충전했다” 등의 후기가 줄을 잇는다. 일부는 방전 위기로 견인 직전까지 갔다고 전한다. 문제는 충전기 수보다 늘어난 차량 수다. 충전소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고, 순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차 안에서 대기하는 운전자들도 있었다.
게다가 급속 충전기라 해도 완충까지는 30~40분, 느린 충전기는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잠깐 들러 화장실 가고 간단히 식사하던 휴게소가 이제는 ‘전기차 대기소’가 된 셈이다.

반면 내연차는 기름만 넣으면 바로 출발 가능하다. 5분이면 주유를 끝내고 도로로 복귀할 수 있고, 정체를 피해 우회로를 선택하거나, 빠르게 이동해 휴게소를 건너뛰는 것도 자유다.
이런 ‘플렉스’한 움직임이 전기차에서는 쉽지 않다. 충전소 위치에 따라 경로를 짜야 하니 이동의 자유도가 제한된다.
특히 추석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장거리 여행에서는, 충전 대기 중 아이들이 보채거나 노약자들이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아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곽튜브가 선택한 차량은 2025 셀토스 1.6 터보 가솔린 시그니처 트림으로, 풀옵션 기준 차량 가격은 약 3,100만 원. 차량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충전기 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대기 순번 시스템, 실시간 충전소 정보 고도화, 멀티 충전기 도입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추석 귀성길은 전기차 시대가 직면한 현실을 보여주는 계기였다. 도심 주행 위주라면 여전히 전기차는 유리한 선택이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이 잦고, 휴게소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면 내연차의 단순함도 여전히 강력한 무기다.
전기차의 시대는 분명히 왔지만,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선택 전에 자신만의 주행 환경과 필요에 맞춰 차종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내려야 할 ‘진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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