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통한 감성 담은 집, 용인 ‘Black Rabbit House’
설계는 다른 필지에 비해 낮은 대지 레벨을 올리는 것에서 시작됐다. 개발 행위가 포함된 경우 한번 허가받은 대지의 레벨을 변경하는 것, 특히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해당 필지의 레벨이 지나치게 낮아 단지 전체를 모델링했고, 지난한 협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증명하고 설득했다. 그 결과 넓은 6m 도로에서 차량이 진입할 수 있게 됐고, 지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층고도 확보하게 됐다. 건축주와 함께한 설득 과정의 산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하 옹벽과 지상 1층 사이 가로로 긴 오목한 부분은 단순히 외관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도로변은 건축물을 이격해야 하는 법적 조건이 없기 때문에 건물을 도로에 최대한 붙이고 마당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 | 사진 김용성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지역/지구 제2종 전용주거지역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99㎡(60.30평)
건축면적 97.64㎡(29.59평)
연면적 310.85㎡(94.20평)
지하 140.07㎡(60.30평)
1층 90.24㎡(27.34평)
2층 80.54㎡(24.41평)
다락 39.34㎡(11.92평)
건폐율 49.07%
용적률 85.82%
설계기간 2022년 2월 ~ 10월
시공기간 2022년 11월 ~ 2024년 3월
설계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 031-526-6495, http://jnpeople.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0.7t 알루미늄 징크
외벽 - 점토벽돌 블랙
데크 - 포천석 버너
내부마감 천장, 벽 - 도장
바닥 - 원목마루, 포세린타일
단열재 지붕 - 150㎜ 페놀폼 보드
외벽 - 90㎜ 페놀폼 보드
창호 이건 알미늄
현관문 일반 단열도어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 | 사진 김용성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지역/지구 제2종 전용주거지역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99㎡(60.30평)
건축면적 97.64㎡(29.59평)
연면적 310.85㎡(94.20평)
지하 140.07㎡(60.30평)
1층 90.24㎡(27.34평)
2층 80.54㎡(24.41평)
다락 39.34㎡(11.92평)
건폐율 49.07%
용적률 85.82%
설계기간 2022년 2월 ~ 10월
시공기간 2022년 11월 ~ 2024년 3월
설계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 031-526-6495, http://jnpeople.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0.7t 알루미늄 징크
외벽 - 점토벽돌 블랙
데크 - 포천석 버너
내부마감 천장, 벽 - 도장
바닥 - 원목마루, 포세린타일
단열재 지붕 - 150㎜ 페놀폼 보드
외벽 - 90㎜ 페놀폼 보드
창호 이건 알미늄
현관문 일반 단열도어
마당 그리고 맞춤형 공간. 단독주택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물론 아파트에는 더 큰 마당이 있지만 온전히 가족만의 것은 아니다. 더욱이 가족 구성원이 원하는 공간은 이젠 단층으로 콤팩트하게 짜인 구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산업화와 첨단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관계를 통해 감성을 만들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감성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결핍된 영양소와도 같다. 그러한 감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고 어떻게 만들어질까?
기본은 적정한 가족 개개인을 위한 공간이다. 그리고 나면 자연스럽게 가족을 시각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와 서로를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설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마련된 중이적인 공간, 커뮤니티 공간들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와 교감하고 느낌으로써 감성은 만들어진다. 가족 구성원에게 간섭이 아닌 자연스러운 교감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늘 답이 없는 어려운 고민이지만 해야만 한다.
아파트는 통상적으로 넓지 않은 단층의 구조로 개개인의 공간 분리는 벽체로만 이루지기 때문에 독립감이 낮다. 단독주택은 보통 적층의 구조를 가지게 돼 반대로 가족 간의 소통이 미흡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보이드 공간은 프라이버시 침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단독주택 ‘Black Rabbit House’는 대지의 주변 환경과 마당 및 내부 공간의 적절한 열고 닫음, 취미실과 가족실 등 커뮤니티 공간, 지하홀, 자녀 파우더룸, 열린 다락 등 전이적 공간 등을 통한 교감과 활동을 통해 감성 충만한 삶이 될 수 있도록 계획됐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감성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결핍된 영양소와도 같다. 그러한 감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고 어떻게 만들어질까?
기본은 적정한 가족 개개인을 위한 공간이다. 그리고 나면 자연스럽게 가족을 시각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와 서로를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설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마련된 중이적인 공간, 커뮤니티 공간들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와 교감하고 느낌으로써 감성은 만들어진다. 가족 구성원에게 간섭이 아닌 자연스러운 교감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늘 답이 없는 어려운 고민이지만 해야만 한다.
아파트는 통상적으로 넓지 않은 단층의 구조로 개개인의 공간 분리는 벽체로만 이루지기 때문에 독립감이 낮다. 단독주택은 보통 적층의 구조를 가지게 돼 반대로 가족 간의 소통이 미흡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보이드 공간은 프라이버시 침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단독주택 ‘Black Rabbit House’는 대지의 주변 환경과 마당 및 내부 공간의 적절한 열고 닫음, 취미실과 가족실 등 커뮤니티 공간, 지하홀, 자녀 파우더룸, 열린 다락 등 전이적 공간 등을 통한 교감과 활동을 통해 감성 충만한 삶이 될 수 있도록 계획됐다.
4개 마당은 서로를 잇는 매개체
단독주택에는 마당이 필요하다. 단순히 평평한 빈 공간이나 텃밭으로 역할할 공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당은 가족의 다양한 바깥 활동을 담고, 그것은 가족에게 보이고 또 바라본다. 기능적으로는 바비큐 활동 등 거실 및 주방과 자연스럽게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곳 주택에는 안마당, 중정마당, 선큰마당, 다락마당 등 4개의 마당이 있다. 모든 마당은 실내와 잘 연계되도록 계획함으로써 외부의 자연과 각 실내가 시선적, 물리적으로 잘 연결된다. 특히 지하의 중정마당은 크진 않지만 주차장, 현관, 안방, 파우더룸에 빛과 바람을 연결시키고 각 공간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단독주택에는 마당이 필요하다. 단순히 평평한 빈 공간이나 텃밭으로 역할할 공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당은 가족의 다양한 바깥 활동을 담고, 그것은 가족에게 보이고 또 바라본다. 기능적으로는 바비큐 활동 등 거실 및 주방과 자연스럽게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곳 주택에는 안마당, 중정마당, 선큰마당, 다락마당 등 4개의 마당이 있다. 모든 마당은 실내와 잘 연계되도록 계획함으로써 외부의 자연과 각 실내가 시선적, 물리적으로 잘 연결된다. 특히 지하의 중정마당은 크진 않지만 주차장, 현관, 안방, 파우더룸에 빛과 바람을 연결시키고 각 공간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집 속의 또 하나의 집, 안방
‘누구의 공간이며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안방 계획을 시작했다. 최소한 안방은 하나의 독립된 집처럼 만들고 싶었다. 주된 기능은 부부, 특히 엄마의 ‘휴식’이며 그에 걸맞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용의 정적인 마당, 그것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과 바람, 차분히 바라보고 시간을 느낄 수 있는 나무…. 하지만 완전한 고립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중정을 통해 마당, 거실·주방, 현관을 바라볼 수 있고 주차장 센서 등을 통해 남편의 퇴근을 느낄 수도 있다.
‘누구의 공간이며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안방 계획을 시작했다. 최소한 안방은 하나의 독립된 집처럼 만들고 싶었다. 주된 기능은 부부, 특히 엄마의 ‘휴식’이며 그에 걸맞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용의 정적인 마당, 그것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과 바람, 차분히 바라보고 시간을 느낄 수 있는 나무…. 하지만 완전한 고립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중정을 통해 마당, 거실·주방, 현관을 바라볼 수 있고 주차장 센서 등을 통해 남편의 퇴근을 느낄 수도 있다.
거실과 주방은 ‘엄마’ 중심의 활동 공간으로
거실은 더 이상 ‘TV/소파/아빠’ 실이 아니다. 마당과 아이들을 보고, 그 너머의 작은 숲을 보며 날씨와 시간을 느끼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요가 등 엄마 중심의 다양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아이들과 소통한다.
주방 및 식당은 엄마의 가족을 향한 마음 그리고 그런 아내를 위한 남편의 마음이 담긴 공간이다. 근래 들어 가족의 중심 공간은 거실에서 식당으로 많이 옮겨왔다. 가족 모두가 빈번하게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아직까지 엄마들은 가족을 위해 가사일을 해야 하는 헌신의 마음이 담긴 공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기능적, 동선적으로 편리함이 필수다. 남편은 그런 공간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납공간, 다용도실, 세탁실, 화장실을 함께 뒀다.
이제 엄마는 마당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2층 가족실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것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가끔 마당의 나무들과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 잔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할 수도 있고, 친구와의 수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거실은 더 이상 ‘TV/소파/아빠’ 실이 아니다. 마당과 아이들을 보고, 그 너머의 작은 숲을 보며 날씨와 시간을 느끼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요가 등 엄마 중심의 다양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아이들과 소통한다.
주방 및 식당은 엄마의 가족을 향한 마음 그리고 그런 아내를 위한 남편의 마음이 담긴 공간이다. 근래 들어 가족의 중심 공간은 거실에서 식당으로 많이 옮겨왔다. 가족 모두가 빈번하게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아직까지 엄마들은 가족을 위해 가사일을 해야 하는 헌신의 마음이 담긴 공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기능적, 동선적으로 편리함이 필수다. 남편은 그런 공간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납공간, 다용도실, 세탁실, 화장실을 함께 뒀다.
이제 엄마는 마당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2층 가족실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것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가끔 마당의 나무들과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 잔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할 수도 있고, 친구와의 수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가족실은 시선이 모이는 ‘세대공감실’
‘넓지 않은 한 공간에서 부대끼다 보면 정이 쌓인다.’ 오랫동안 통용돼 오던 말이고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보편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렇지 않게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가족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각자가 개성을 가진 개체로 독자적인 사색을 위한 공간, 생각과 취향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파트에서는 그런 개별 공간이 경제성 등으로 인해 벽체로 구획되며 공간 간 기본적 거리가 유지되기 힘들다. 개별적 공간들은 벽체보다는 또 다른 공간을 통해 구획 또는 오버랩되며 자연스럽게 열린 구조가 만들어진다.
2층 가족실은 딸들 중심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거실, 마당, 다락, 다락마당 등 내외부 공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시선이 연결된다. 아이들은 그 공간에서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공부하고, 친구도 초대할 것이다. 범용적인 가족실이라기보다는 다락, 다락마당, 마당과 연계된 자녀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세대공감실’이라 할 수 있다.
‘넓지 않은 한 공간에서 부대끼다 보면 정이 쌓인다.’ 오랫동안 통용돼 오던 말이고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보편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렇지 않게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가족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각자가 개성을 가진 개체로 독자적인 사색을 위한 공간, 생각과 취향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파트에서는 그런 개별 공간이 경제성 등으로 인해 벽체로 구획되며 공간 간 기본적 거리가 유지되기 힘들다. 개별적 공간들은 벽체보다는 또 다른 공간을 통해 구획 또는 오버랩되며 자연스럽게 열린 구조가 만들어진다.
2층 가족실은 딸들 중심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거실, 마당, 다락, 다락마당 등 내외부 공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시선이 연결된다. 아이들은 그 공간에서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공부하고, 친구도 초대할 것이다. 범용적인 가족실이라기보다는 다락, 다락마당, 마당과 연계된 자녀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세대공감실’이라 할 수 있다.
화장실과 파우더룸은 왜 안방에만 있어?
‘가끔 왜 안방에만 별도의 화장실이 있을까?’라고 생각해본다.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모든 공간에 화장실, 파우더룸, 드레스룸, 마당까지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하지만 자원과 공간은 늘 한정돼 있다.
그래서 두 딸의 방으로 들어가는 복도 공간을 넓혀 공동 파우더룸과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을 만들었다. 2층은 화장실이 두 개이기 때문에 성장 후에도 서로 부대낄 일은 없다. 먼 훗날 파우더룸이 두 딸이 서로를 마주하고 이야기하며 웃던 기억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
‘가끔 왜 안방에만 별도의 화장실이 있을까?’라고 생각해본다.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모든 공간에 화장실, 파우더룸, 드레스룸, 마당까지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하지만 자원과 공간은 늘 한정돼 있다.
그래서 두 딸의 방으로 들어가는 복도 공간을 넓혀 공동 파우더룸과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을 만들었다. 2층은 화장실이 두 개이기 때문에 성장 후에도 서로 부대낄 일은 없다. 먼 훗날 파우더룸이 두 딸이 서로를 마주하고 이야기하며 웃던 기억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