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자산 팔고 빚 갚고’ HD현대마린엔진, 재무건전화 속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HD현대 신사옥 글로벌R&D센터 /사진 제공=HD현대

새롭게 출발한 HD현대마린엔진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이에 앞서 HD현대마린엔진은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며 신규 투자 기반도 마련한 상태다.

HD현대마린엔진은 이달 8일 700억원 규모 유형자산을 전기버스 제조업체 범한자동차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양도금 700억원 중 계약금 100억원은 10월 8일 지급됐으며 잔금 600억원은 2025년 1월 7일 납입될 예정이다.

양도 대상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내동 452-7, 452-10 건물 및 토지이며 자산총액의 15.42%에 해당한다. 내동공장의 양도 목적은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단 의도다.

HD현대마린엔진의 전신은 STX중공업이다. HD현대그룹이 올 7월 말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HD현대마린엔진으로 정식 출범했다. 초대 대표는 HD현대중공업에서 STX중공업 인수추진단장을 맡았던 강영 사장이 선임됐다.

HD현대마린엔진은 인수 이후 정상화 초기 목표로 재무건전성 확보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반기 별도기준 단기차입금은 873억원이다. 이중 수입신용장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850억원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올 8월22일 750억원을 상환하고 9월11일 나머지 100억원을 갚았다고 공시했다. 차입금을 상환함에 따라 회사는 무차입 상태다.

적극적인 차입금 상환으로 HD현대마린엔진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향후 선박엔진 기술 고도화를 위해 설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HD현대마린엔진은 사용하지 않는 유휴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투자를 위한 추가 여력을 확보했다. 내동공장은 과거 엔진 부품 가공 및 주조공장으로 활용했으나 현재는 생산가동이 중단된 유휴자산이다. 불필요한 유휴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기술 개발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HD현대 계열사와 함께 엔진 기술을 고도화하고 생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형 선박 추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중공업 △중소형 선박 추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마린엔진 △발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엔진 등 3사 체제로 재편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엔진 수요 증가에 더욱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김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