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실적 ‘내리막’ 오이솔루션, 광트랜시버 타고 반등할까[통신 강소 모니터]
국내 광트랜시버 1위 사업자인 오이솔루션은 2019년 5G 상용화 이후 반짝 수혜를 봤으나 코로나19에 따른 통신사들의 5G 투자 지연으로 인해 현재까지 약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회사의 주력 제품이 향후 데이터센터, 10기가 인터넷, 5G 투자 확대와 맞물려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위안으로 삼을 대목이다.
오이솔루션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광트랜시버는 송신기(Trasnsmitter)와 수신기(Receiver)의 합성어다.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부품이다. 저전력, 탄소 배출 최소화 등이 특징이다. 오이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광트랜시버 시장 점유율 1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이솔루션은 2019년 5G 상용화 당시 수혜를 입고 급격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2019년 연결기준 매출 2103억원, 영업이익 58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8.0%, 2만4821.8% 급증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국내 5G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매출이 증가했다”며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고정비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외 통신사들의 5G 투자가 지연됐고 오이솔루션의 실적도 내리막을 걷게 됐다. 2020년에는 매출이 1032억원으로 반토막났으며,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87.5% 감소했다. 2021년에는 매출 98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영업손실 8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이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255억원,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폭도 커졌다. 회사는 올해 3분기에 110억원 수준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비록 오이솔루션의 실적이 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지만 암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보유한 국내 광트랜시버 시장에서의 위치 그리고 지연됐던 5G 네트워크 투자의 수요 회복, 데이터센터 투자, 10기가 인터넷의 활성화 등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광트랜시버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다.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치게 되는 기술 집약형 산업으로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다. 통신 장비 제조사 입장에서도 광트랜시버 검증에 많은 자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일단 공급을 받기 시작하면 큰 사유가 없는 한 지속적으로 동일 제품을 구매한다.
회사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2021년부터 해외 일부 국가의 투자가 시작됐고, 국내는 3.5㎓ 주파수 대역의 전국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회사의 5G용 제품인 10Gbps, 25Gbps 급 트랜시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콤(Datacom) 시장의 성장성도 주목할만 하다. 데이터콤은 데이터(Data)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의 합성어로 데이터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데이터콤 시장은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의 수요와 투자가 늘고 있다. 이에 데이터콤 구축에 필요한 광트랜시버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도 증가했다. 이는 광트랜시버 전문 기업인 오이솔루션에게 호재다.
한국,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10기가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보급을 위해 FTTH(댁내가입자망) 트랜시버는 기존 1Gbps급의 bitrate(비트 전송 속도)에서 10Gbps 급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어 관련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아직까지 재무 상태는 안정적인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부채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45.7% △2019년 32.3% △2020년 32.8% △2021년 26.7% △2022년 27.3% △2023 상반 30.9% 등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이상적이라고 평가한다.
오이솔루션은 실적 감소에도 꾸준히 순이익을 내며 이익잉여금을 보유했다. 다만 2022년 60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이익잉여금 규모도 997억원(2021년)에서 지난해 909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742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순손실을 낸 상황에서 대주주가 일반 주주보다 덜 받는 방식의 차등배당을 결정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오이솔루션은 2022년 보통주 1주당 일반주주 200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150억원의 차등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19억5522만원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9 년 최대 실적 달성 이후 올해까지 4년간 지속 하락세를 보였고 수익성도 하락했다”며 “하지만 고객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레이저다이오드(LD) 칩의 내재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주요 시장인 미국의 5G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