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무뇨스 리더십'...'전기차 의무화 철회' 트럼프 시대서 빛날까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가 지난 6일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재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기자동차 의무화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향후 현대차의 북미 시장 내 전기차 판매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수개월 전부터 전기차에 부정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해온 현대차는 기존처럼 ‘유연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대표이사에 선임된 호세 무뇨스 사장의 리더십이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현대차 북미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오늘 그린뉴딜 정책을 끝내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해 자동차 산업을 구할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신성한 서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자동차 업계 일부에서는 북미 지역의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날 밤 열린 만찬에 무뇨스 대표와 성 김 사장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북미권역본부장 경험이 있는 무뇨스 대표와 미국 외교관료였던 김 사장을 내세워 미국 정부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현대차 내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장재훈 부회장도 이날 만찬에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차는 “장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무뇨스 대표와 김 사장은 지난 6일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행사에서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무뇨스 대표는 “우리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때부터 북미 시장에 큰 투자를 결정했고, 그 투자가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에 결실을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현대차에서 오래전부터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대응에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무뇨스 대표는 취임 첫해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정상가동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향후 몇년간 연간 30만~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곧 아이오닉9도 내놓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HMGMA 내에서 하이브리드차량을 생산하는 전략도 유지한다.

현대차의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이 아이오닉9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이미 현대차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대차 북미법인이 이달 3일 밝힌 지난해 연간 총판매량은 7만8498대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투싼 하이브리드, 아이오닉5 등이 판매량 증가에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에 맞춰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등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현대차 내부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 차종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이달 2일 보조금 혜택이 가능한 전기차로 등록됐지만 약 3주 만에 상황이 뒤집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유연전략을 구사하면서 미국 시장 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는 데 최선의 조건은 무뇨스 대표의 리더십이다.

현대차는 또 그룹 내 GPO(Global Policy Office) 조직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이 조직은 외교부와 대통령실 근무경력이 있는 김일범 부사장 등이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서 열린 ‘미국 신정부 대비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GPO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대응을 위해 만든 조직”이라며 “현재 조직 확장이 거의 다 끝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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