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금융 is]⑨ 우리, 신재생에너지 투자 기준은 '운영 안정성'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점 전경/사진 제공=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의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기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운영 안정성'이다. 이미 구축된 신재생에너지 생태계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은 자금 조달과 기존 자산 관리, 신규 투자 전반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단기적인 투자 실적보다 장기 운영 안정성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 금융의 방향을 설정했다는 평가다.

투자 '이후'를 본다...운영 안정성부터 설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신재생에너지 금융에서 단기 성과보다 장기 운영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기후금융의 핵심 원칙으로 세웠다. 발전 설비 확대 이후 발생하는 리스크까지 금융기관이 책임져야 할 영역으로 삼겠다는 인식에서다.

우리금융은 자금 조달 단계에서부터 신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전환 관련 금융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한국형 녹색채권을 활용해 왔다. 한국형 녹색채권은 녹색 분류체계(K택소노미)가 규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은 2024년 총 270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을 조달했고 작년에도 150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해당 자금은 기후금융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전기에너지 저장 프로젝트 등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분야에 자금을 배분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의 전략은 기존 투자처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점검하는 방식으로도 이어진다. 강원 삼척 대기리 풍력발전 사업의 리파이낸싱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은 기존 풍력발전 자산의 차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전체 규모 498억원 가운데 우리은행은 150억원을 담당했다.

우리은행의 기후금융 주선 딜 리스트 /그래픽=김홍준 기자

리파이낸싱은 금리와 상환 조건을 조정해 장기 운영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추진됐다. 이는 우리금융이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핵심을 운영 안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BESS와 연료전지에 꽂혔다

최근 우리금융의 기후금융 투자는 전력 계통 안정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제주에서 진행된 남부발전 안덕 장주기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 사업은 총사업비 604억원 가운데 우리은행이 304억원을 맡았다. 동서발전 제주 북촌 장주기 BESS 사업에서도 총 710억원 중 230억원을 담당했다.

BESS는 태양광·풍력처럼 발전량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에서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설비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 과정에서 전력 공급의 연속성을 보완하는 BESS의 역할 역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 북촌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 사업 조감도 /사진 제공=한국동서발전

우리금융이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반복적으로 참여한 배경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안정성을 위한 것이다.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같은 신재생에너지 방식이지만 태양광·풍력과 성격이 다르다. 일조량이나 풍속에 따라 발전량이 바뀌는 태양광, 풍력 등의 방식과는 달리 연료전지는 연중 비교적 일정한 발전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특정 시간대나 기상 조건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저 전원에 가까운 특성을 가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발전량 변동성을 흡수하는 연료전지 발전이 계통 안정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친환경 금융상품과 녹색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전환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금융으로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녹색 생태계의 지속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