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BYD가 '씨라이언 7'을 4490만원에 출시하며 한국 전기차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유럽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유의 공간과 고급 사양을 무기로 내세운다. 사실상 직접 맞붙을 국산 전기 SUV가 없는 상황에서 테슬라 모델Y까지 위기감에 몰리게 만들고 있다.
유럽보다 40% 이상 저렴…가성비 전기 SUV

BYD코리아는 8일 순수 전기 중형 SUV '씨라이언 7(SEALION 7)'의 국내 판매 가격을 4490만원으로 확정하고 전국 전시장에서 계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적용 후 금액으로, 정부 전기차 보조금은 미포함이다.
국내 가격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특징이 뚜렷하다. 중국 판매가 19만9800위안(약 3897만원)보다는 약 600만원 비싸지만, 독일 시장 가격 4만7990유로(약 7821만원)와 비교하면 40% 이상 저렴하다. 유럽 대비 절반 가까운 가격 덕분에,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씨라이언 7은 쿠페형 실루엣을 가미한 디자인과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바다의 미학'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외관은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실내에는 새로운 D컷 스티어링 휠,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배치됐으며,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50W 무선 충전 패드, 2열 리클라이닝 시트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30mm, 전폭 1925mm, 전고 1620mm로 동급 최대 수준의 2930mm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이며, 2열 시트 폴딩 시 최대 1769리터까지 확장된다.
파워트레인은 e-플랫폼 3.0과 셀투바디(CTB) 기술을 기반으로 영구자석 동기모터를 탑재, 최고출력 230㎾(313PS), 최대토크 38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7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15㎞다. 82㎾h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기준 1회 충전 시 398㎞를 달릴 수 있으며, 저온 환경에서도 385㎞로 효율성을 유지한다. 20~80% 급속 충전은 약 30분이 소요된다.

안전 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전방·후방 교차 충돌 제동 보조, 360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기본이며, 총 9개의 에어백이 장착됐다. 유럽 유로앤캡과 호주 앤캡에서 모두 별 5개를 획득해 국제 안전성을 입증했다. 또 전력을 가정이나 전력망으로 보내는 V2G(차량-전력망 연계) 기능도 지원해 활용성을 높였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보조금 확정 전 고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국고보조금 상당액 180만원을 선제 지원한다"며 "씨라이언 7이 다이내믹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패밀리 전기 SUV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EV5·테슬라 모델Y 겨냥한 가격·크기

씨라이언 7의 국내 출시 가격은 4490만원으로, 중형 SUV 전기차라는 점에서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을 모델이 없다. 국산 전기 SUV 가운데 기아 EV6와 현대 아이오닉5가 경쟁 모델로 언급되지만, 두 차량은 전장 4700mm 안팎의 준중형급으로, 휠베이스와 실내 공간에서 씨라이언 7과는 한 세그먼트 차이가 난다. 따라서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는 국산 모델은 사실상 전무하다.
테슬라 모델Y가 유일하게 직접 경쟁 가능한 모델로 꼽힌다. 모델Y 주니퍼의 국내 판매가는 5299만원으로 씨라이언 7보다 약 800만원 비싸다. 주행거리는 약 400㎞대로 유사하지만, 씨라이언 7은 2930mm의 긴 휠베이스와 파노라믹 루프, 리클라이닝 2열 시트, 9에어백 등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돋보인다.

아이오닉5와 EV6는 이미 국내 전기 SUV 시장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지만, 크기 면에서 한 체급 아래라는 점은 분명하다. 가격은 5000만~6000만원대로 씨라이언 7보다 높고, 주행거리와 성능은 글로벌 검증을 통해 우위를 점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넓은 공간과 다양한 고급 사양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이 더 저렴한 씨라이언 7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최근 출시된 기아 EV5도 비교 대상이 된다. EV5는 전장 4610mm, 축거 2750mm로 씨라이언 7보다 작고, 국내 판매가는 4855만~5340만원으로 최소 300만원 이상 비싸다. 다만 EV5는 81.4㎾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460㎞로 효율성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 하지만 2열 공간과 적재 용량, 고급 사양에서는 씨라이언 7이 앞서며, 소비자 체감 가치는 EV5보다 높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시장에서 씨라이언 7은 직접 경쟁자가 없는 중형 전기 SUV라는 희소한 포지션을 선점한다"며 "가격 경쟁력, 고급 사양, 공간 활용성을 앞세운 BYD의 도전이 국산 브랜드와 테슬라까지 압박하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