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는 '쪽 팔린다'.. 돈 좀 버는 아빠들, 포르쉐 부터 계약하는 진짜 이유

사진 출처 = 'Porsche'

돈을 좀 버는 아빠들은 벤츠, BMW가 아닌 포르쉐 부터 산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지도 어느덧 15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차 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전체 판매량은 연간 약 20만~25만 대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 이 한정된 시장 안에서 각 브랜드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일 3사로 불리는 벤츠, BMW, 아우디는 이미 거리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존재가 됐다. 실제로 BMW와 벤츠는 국산차 브랜드인 르노, 쌍용, 쉐보레 보다도 더 많이 판매되기도 한다. 이러한 ‘너무 흔한’ 이미지로 인해 소비자들은 보다 희소성이 있는 포르쉐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포르쉐는 지난 몇 년간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3년에는 폭스바겐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사진 출처 = 'Porsche'
사진 출처 = 'Porsche'
스포츠카 한계를 넘은
전략적인 라인업 확장

포르쉐는 본래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로, 911을 중심으로 박스터와 카이맨 등으로 대표되는 고성능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모델은 가격과 성향상 시장이 제한적이었고, 이로 인해 포르쉐는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 돌파구가 된 모델이 SUV ‘카이엔’이다. 카이엔의 성공 이후 포르쉐는 고급 세단 ‘파나메라’, 콤팩트 SUV ‘마칸’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브랜드의 외연을 확장했다. 하지만 대중화를 꾀하면서도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우수한 품질, 고성능 기반의 주행 감각, 그리고 경쟁 브랜드 대비 높은 가격 정책을 고수하며 오히려 독일 3사보다 상급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출처 = 'Porsche'
사진 출처 = 'Porsche'
여전히 흔하지 않은 브랜드
그러면서 충성도 역시 높아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포르쉐는 여전히 거리에서 쉽게 보기 힘든 브랜드다. BMW나 벤츠는 도심 어디에서든 자주 마주치지만, 포르쉐는 서울 강남처럼 고소득층 밀집 지역이 아닌 이상 하루 한 대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처럼 '희소성'은 소비자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며, 독일 3사의 흔해진 이미지 속에서 포르쉐는 차별화된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포르쉐는 단순히 구매를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차량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정비 및 브랜드 서비스 경험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그 결과, 포르쉐는 재구매율이 매우 높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충성도는 지인 추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되며,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확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특히 고급차 시장에서는 한 번 신뢰를 얻은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기에, 포르쉐의 전략은 더욱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 = 'Porsche'
사진 출처 = 'Porsche'
올드카 오너들에게도
최고의 선택지가 되어줘

포르쉐는 수십 년 전 단종된 차량에 대해서도 정품 부품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자사 홈페이지에서는 1950년대에 출시된 356 모델에 대한 부품 리스트 PDF만 5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같은 부품 공급 시스템은 올드카 마니아들 사이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된다.

많은 브랜드가 시간이 지나면 구형 모델의 부품 생산을 중단하고, OEM이나 중고 부품에 의존하게 되지만, 포르쉐는 정품을 통한 보존을 고집한다. 이로 인해 클래식 포르쉐를 소유한 오너들이 다시 포르쉐 신차를 메인 차량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포르쉐는 단순한 스포츠카 브랜드가 아니다. 대중성과 희소성, 프리미엄 감성과 실용성, 전통과 미래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해왔다. 지금의 성장세는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전략과 브랜드 철학의 결과다. 포르쉐가 지금처럼 계속 ‘흔하지 않은 프리미엄’으로 남을 수 있을지, 그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