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차 이미지로 망했다" 미션오일 관리 필수! 잘못 사면 수리비 폭탄 국산 SUV

현대 베뉴는 실용 구간에서 느긋하게 운전하는 분들에게 더 어울리는 주행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기저항이 있다 보니 연비는 아반떼와 비슷하게 나옵니다. 굳이 디젤이 아니어도 유류비 부담이 덜해 출퇴근 시 고속도로를 종종 이용하는 분들은 경차보다 베뉴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SUV라고 말하려면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뉴는 전륜구동 모델만 있지만, 기존 에코, 노멀, 스포츠의 3가지 드라이브 모드 외에 머드, 샌드, 스노우 3가지의 트랙션 모드를 추가로 제공했습니다. 이는 전자식으로 바퀴가 헛도는 것을 방지하여 험로 탈출에 도움을 주는 기능입니다.

승차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전장은 짧은데 무게중심이 높다 보니 주행 안정감을 잡는 방향으로 서스펜션이 생각보다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노면의 정보를 그대로 읽는다는 평이 많았고, 특히 '뒷좌석 승차감이 경차 수준이다'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차급의 승차감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경차보다는 확실히 낫다고 생각합니다. 캐스퍼와 비교해 보면 급 차이는 확실히 납니다.

매년 자잘한 연식 변경으로 사양들이 변경되거나 추가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통풍 시트는 2021년식 연식 변경 모델부터 추가되었습니다. 선택률이 낮았던 6단 수동 변속기가 빠지면서 기본 모델인 스마트 트림 가격이 자동변속기 추가분만큼 상승하여, 1,400만 원대에서 1,600만 원대로 올랐습니다. 2023년식 모델부터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가용 판매에서 깡통 스마트 트림이 아예 삭제되고, 새롭게 '프리미엄' 트림이 생겼으며, 풀옵션 트림인 플럭스 두 가지만 남겨져 1,000만 원대로는 살 수 없는 차가 되었습니다. 시작 가격이 2,000만 원대로 올라간 것이죠. 렌터카 같은 대량 판매 스마트 트림은 계속 판매했지만, 일반 개인 고객용 깡통 모델은 없어졌습니다. 가성비가 다소 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디지털 키가 도입되어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게 되었고, 뒷좌석 USB 충전 포트 같은 편의 장비와 전자식 계기판이 추가되었습니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기능도 재미있지만, 저는 아날로그 계기판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안전 기능 강화였습니다. 곳곳의 센서와 카메라 성능이 업그레이드되어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이 강화되었고, 교차로 대향차, 후진 시 후방 접근 차량, 사람, 벽 등, 차로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적극적인 주행 보조가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까지는 아니라 정체 구간에서는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야 합니다. 그전까지는 차선 이탈 방지 보조와 일반 크루즈 컨트롤만 있었습니다. 현대 기아차의 차선 이탈 방지 보조는 핸들을 놓으면 좌우로 핑퐁 치는 방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중앙 유지 기능이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주행 편의 및 안전장치 변화는 개인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운전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나 안전장치가 많이 필요한 중장년층이 많이 타는 차급이기 때문에 안전장비 강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트랙션 컨트롤, 즉 험로 주행 모드도 풀옵션에만 있던 기능이었는데 2021년식부터 기본화되었습니다. 시작 가격은 2천만 원대로 올랐지만, 그에 걸맞게 주행 보조장치나 편의 장비가 기본으로 추가된 것입니다.

이 무렵 주력 시장인 인도에서는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베뉴의 별명이 '베이비 팰리세이드'였는데, 팰리세이드가 페이스리프트로 웅장해지면서 베뉴 역시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이루어 팰리세이드와 판박이처럼 변했습니다. 쏘나타 디 엣지 느낌도 살짝 납니다.

실내 변화는 크지 않지만, 인도 시장에 맞춰 앰비언트 라이트, 차량용 실내 공기청정기, 뒷좌석 에어벤트, 뒷좌석 리클라이닝 같은 다양한 사양들이 추가되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내수형과 북미형은 이렇다 할 변화 없이 연식 변경에 머물렀습니다. 2023년식 모델에 추가된 최신 안전 및 편의 장비들이 사실상 페이스리프트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바뀐다고 판매량에 큰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리프레쉬가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디자인이 바뀐 팰리세이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팰리세이드를 닮은 베뉴 페이스리프트가 나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수형 베뉴는 말씀드렸듯이 연식 변경으로 판매가 이어지다가, 2025년형 모델이 올해, 즉 2024년 4월에 추가되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깡통 스마트 트림이 다시 생겼습니다. 불경기 영향이 반영된 것인지, 캐스퍼와의 판매 간섭을 의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모던 트림보다 비싼 1,900만 원대로 올라갔습니다. 깡통이라고 하기엔 안전 옵션, 열선 핸들, 스마트키,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 차값이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상 옵션을 강매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베뉴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무난'입니다. 어느 누가 타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상품성을 갖춘 모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차급에 무난한 차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기아 스토닉, 르노 캡처, 즉 QM3, 위로는 코나, 셀토스, 니로, 트랙스, XM3가 있었고, 아래로는 캐스퍼까지 나오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습니다. 코나, 캐스퍼가 3~4만 대 팔릴 때 베뉴는 1만 대 벽도 무너졌습니다. 2019년 여름 출시된 것치고는 16,867대가 팔려 꽤 선방했지만, 본격적인 판매량인 2020년에도 17,726대로 큰 임팩트는 없었습니다. 2021년부터 판매량이 서서히 줄어들어 작년, 즉 2023년에는 4,645대로 마감했으며, 지금은 존재감이 거의 없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예견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도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베뉴 출시 당시 연간 판매 목표가 15,000대였는데, 이는 직전 콘텐츠에서 다뤘던 SM6의 판매 목표 5만 대와 비교하면 애초에 많이 팔려고 내놓은 차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베뉴가 나올 때는 이미 엑센트의 단종이 확정되어 있었고, 캐스퍼 출시도 공공연하게 알려진 때였습니다. 캐스퍼는 경차이고, 풀체인지 준비 중이던 '디 올 뉴 코나'는 몸집이 커져 이 사이에 큰 간극이 생겼습니다. 이 간극을 비워두면 다른 회사에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니, 마침 준비하고 있던 인도 전략 소형 SUV인 베뉴를 투입한 것입니다. 기아 셀토스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포티지를 잡아먹고 대박을 쳤죠.

그래도 아주 다행인 점은, 주력 시장인 인도에서는 베뉴가 대박을 쳤습니다. 2019년, 2020년 인도 소형 SUV 판매량 2위에 올랐고, 2023년까지 인도에서만 누적 40만 대가 판매되는 엄청난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엑센트가 걸었던 길을 따라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차급이 대부분 그렇듯이 중고시장에서는 감가 방어가 잘 되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신차 인기가 없었을 뿐, 브랜드나 차가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신 연식은 신차 대비 18~20% 정도의 감가율을 보입니다. 좋은 컨디션의 중고차는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연식이 좀 되었거나 주행거리가 많은 차를 살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IVT, 즉 CVT 컨디션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매해야 합니다. 가격 차이만큼 변속기 수리비를 지출할 각오를 하고 구매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베뉴는 지금 운전면허학원차로 더 유명합니다. 특히 최근에 2종 보통 자동면허를 따신 분들은 운전 연습하면서 이 차를 접해본 분들이 많을 거예요. 엑센트와 프라이드가 단종되면서 어떤 차가 그 자리를 메꿀지 궁금했는데, 소형 크로스오버들이 소형 해치백, 소형 세단들을 대체하는 포지션으로 등장하면서 엑센트의 주요 소비처였던 운전 강습용 수요까지 베뉴가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낮고 좁은 소형 세단보다는 남녀노소 누가 타도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고, SUV 열풍과 맞물려 SUV를 첫 차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운전 연습할 때부터 SUV로 시작하여 SUV 운전 감각에 익숙해진 것이 첫 차로 SUV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엑센트나 프라이드로 연습하고 아반떼를 타도 별로 이상하지 않았는데, 베뉴로 연습하다 아반떼를 타면 상대적으로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운전 연습용 차'라는 이미지가 확 각인되면서 베뉴가 목표했던 '젊은 세대의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나만의 혼라이프 SUV'라는 매력을 반감시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쏘나타의 택시 이미지 때문에 자가용 판매가 저해되었던 것과 비슷하게, 베뉴도 자가용보다 노란 병아리 차들이 더 많이 보이는 지경에 이르다 보니 운전 연습용 차 이미지가 자가용 판매에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그거 면허학원 차 아니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왕이면 다른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제는 아예 고민조차 안 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유니크한 스타일을 원하는 젊은 층보다는 은퇴한 중장년층 어른들이 타기에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반떼 같은 세단보다 이 차가 낫다고 봅니다. 최신 트렌드나 마케팅이 지나치게 젊은 층에만 타겟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젊은 사람들만 혼라이프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들 출가시키고 한적하게 노후를 보내시는 분들, 어차피 부부 두 분 내지 혼자 타시면서 친구들과 마실 다니시는 경우가 많은데, 세단은 차가 낮아 타고 내리기가 불편합니다. 베뉴는 타고 내리기 편리하고, 차가 작아서 운전하거나 주차하기도 좋으며, 유지 관리비 부담도 적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안전장치들도 웬만한 건 다 들어가 있고, 무엇보다 차가 빠르지 않아서 여러모로 어른들이 타시기에 적절합니다. 디자인도 순둥해서 딱히 모난 구석이 없습니다. 물론 형광 라임색 같은 유채색은 안 사시겠지만요. 시골에서 운전할 때 유용한 코너링 램프도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부모님이 마실용 차량이나 세컨카 구매를 고민 중이시거나 노후에 시골 내려가 사실 예정이시라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차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베뉴는 뭔가 특징이 없어 재미없을까 봐 적외선 무릎 워머나 반려동물 용품 같은 독특한 옵션을 넣어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본 콘텐츠는 해당 유튜브 채널의 이용 허락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차에 대한 시선, 특히 다운그레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너무 이상하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다음 차는 무조건 더 크고 좋은 차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강박이 깔려 있는 것이죠. 가족과 살 때 싼타페나 쏘렌토 같은 차를 타다가 자녀들이 다 커서 각자 차를 가지게 되었는데도 팰리세이드 같은 큰 차를 사는 것이 업그레이드 강박 때문인 것 같습니다. 크고 좋은 차, 고급 차가 좋다는 것은 맞지만, 필요에 의해 혹은 합리적인 이유로 작은 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보는 문화는 이제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랜저를 타다가 혼자 타기에 너무 크고 주차하기도 나빠서 아반떼 같은 차로 바꿨을 때 '요즘 사업이 힘드니?', '수입이 떨어졌니?' 같은 이야기를 듣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죠. 이것으로 베뉴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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