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국기' 단 유조선 나포… 러시아 "해적 행위" 반발

정지용 2026. 1. 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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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추격 18일 만에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

러시아는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잠수함까지 파견했지만, 미국을 막지 못하고 '해적 행위'라는 비판만 내놓았다.

미국에 '러시아 국적 유조선'임을 과시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잠수함을 포함한 군함을 파견했지만, 벨라 1호가 나포될 당시 근처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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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2주 넘는 추적 끝에 나포
러, 잠수함 파견하고도 못 막아
미군이 나포한 마리네라호의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이 추격 18일 만에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 러시아는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잠수함까지 파견했지만, 미국을 막지 못하고 '해적 행위'라는 비판만 내놓았다. 트럼프 정부의 베네수엘라 압박이 미·러 간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유럽사령부(EUCOM)는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미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국방부와 협력해 벨라1호를 미국 제재 위반으로 나포했다”고 밝혔다. 이 배는 이란에서 출발해 베네수엘라로 향하다 지난달 21일 카리브해에서 미 해양경비대와 마주쳤다. 이후 해안경비대의 승선 요구를 거부하고 도주하던 중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 북대서양에서 미군에 붙잡혔다.

벨라1호는 도주 과정에서 선체 옆면에 러시아 국기를 그려 넣고, 배 이름도 ‘마리네라호’로 변경했다. 미국에 ‘러시아 국적 유조선’임을 과시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도 미국에 벨라1호에 대한 추적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은 개의치 않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 배는 제재 대상 원유를 수송한 베네수엘라 '그림자 함대' 소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아래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나포 작전에 특수작전용 U-28A 항공기, 해상 정찰기 P8 포세이돈, 공중급유기 KC-135 등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잠수함을 포함한 군함을 파견했지만, 벨라 1호가 나포될 당시 근처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교통부는 이날 성명에서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 관할로 적법하게 등록된 선박에 무력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국제문제위원장인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의원도 “마리네라호 나포는 해상법과 유엔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21세기형 해적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벨라1호 추정 과정에 영국의 지원도 있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작전은 제재 회피를 단속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의 하나”라며 “영국은 앞으로도 그림자 선단에 대한 행동을 강화해 우리 국가 안보와 경제, 세계 안정성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국방부는 벨라1호 나포를 위해 군용선과 공중 감시를 지원했다고 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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