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MVP 전상현이… 공 2개 만에 연타석 홈런 맞고 강판
KIA 타이거즈의 필승 불펜카드 전상현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불운한 하루를 맞았다. 단 2구 만에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포스트시즌 사상 두 번째 ‘2구 연타석 피홈런’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 1-2로 뒤지고 있던 KIA는 승부처인 7회말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믿고 내보낸 전상현의 투구는 삼성이 유리한 흐름을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첫 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전상현의 초구 시속 143km 직구를 노려 쳤고, 공은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되었다.
그러나 악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헌곤의 홈런 이후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11타수 무안타라는 이번 시리즈 부진을 깨기 위해 배트를 세웠다. 전상현이 던진 두 번째 공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슬라이더였다. 박병호는 이 슬라이더를 우중간 담장 너머로 넘기며 연타석 홈런을 작렬, 한순간에 삼성은 4-1로 리드를 벌렸다.
전상현이 단 두 개의 공으로 연속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간 사건은 KBO 포스트시즌 역사상 극히 드문 일이다. KBO 기록에 따르면 2022년 LG 트윈스의 이정용이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이후 이번이 역대 두 번째이자 한국시리즈에서는 최초의 사례다. 당시 LG 이정용은 4-3으로 앞서고 있던 7회말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연타석 초구 홈런을 맞고 4-6으로 역전을 당하며 패전을 떠안고 2구 2피홈런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KIA는 이번 경기에서 전상현이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승부의 흐름을 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7회말 등판해 삼성 타선을 막아내지 못한 KIA는 결국 2대4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가 됐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1차전에선 전상현이 워낙 잘 던져줬다. 투구 수를 30개 가까이 던졌는데 (오늘 경기에선) 스피드 자체가 안 나오는 거 같아 체크를 해봐야 할 거 같다. 마무리(정해영) 전에 던지는 투수 중에선 전상현이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었다. 체크해보고 어떤 타이밍에 쓸지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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