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N번방’ 공범 몰린 30대 무죄… 섣부른 민간수사가 화근

전수한 기자 2025. 2. 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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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N번방' 사건 피해자들이 '민간 수사'를 벌여 진범들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졌던 피고인에게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섣부른 '범인 찾기' 과정에서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은 성인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도 위장수사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 N번방 사건 후 경찰은 뒤늦게 미성년자범죄에 한정됐던 위장수사 기법을 성인범죄로까지 확대하도록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해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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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디지털성범죄 수사 한계에
피해자들이 직접 범인찾기 나서
경찰, 위장수사 법안 6월부터 시행

‘서울대 N번방’ 사건 피해자들이 ‘민간 수사’를 벌여 진범들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졌던 피고인에게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섣부른 ‘범인 찾기’ 과정에서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은 성인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도 위장수사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13일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피고인이 소지한 휴대전화·노트북 등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했으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주범이 피고인과 공모한 바 없다고 진술했다”며 “범행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한 씨는 서울대 N번방 피해자들의 범인 찾기 과정을 통해 재판정에 서게 됐다. 자신들에게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은 경찰 수사에 진척이 없자 ‘자체수사’를 통해 공통 지인 한 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고소했다. 수사기관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피해자들이 낸 재정신청을 서울고법이 인용하면서 한 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음란물과 합성된 자신들의 얼굴이 대부분 카카오톡 프로필 등록사진들이라는 점에 착안해 ‘멀티프로필’을 이용해 범인 찾기에 나섰다. 멀티프로필이란 지정 인물에게만 다른 프로필 사진이 보이도록 하는 카카오톡 기능이다. 의심 가는 공통 지인 중 한 씨에게만 기본프로필을 설정한 후 해당 사진이 음란물로 합성되는 것을 보고 피해자들은 한 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하지만 기본프로필은 한 씨 외에도 수많은 제3자가 접근할 수 있었고, 한 씨의 신병이 수사기관에 있던 기간에도 합성이 벌어졌다. 서울대 N번방 사건 진범들을 수사한 경찰도 “한 씨의 혐의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무리한 범인 찾기의 배경으로는 디지털 성범죄 수사의 한계가 꼽힌다.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물 유포에 수사기관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결국 피해자들이 자체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서울대 N번방 사건 후 경찰은 뒤늦게 미성년자범죄에 한정됐던 위장수사 기법을 성인범죄로까지 확대하도록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해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한 씨 변호인은 “한 씨는 직장에서 성범죄자로 몰리는 등 사회적 평판에 큰 피해를 보았다”면서 “하루빨리 범인을 잡아야 했던 피해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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