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기업승계 사회적 문제…크로스보더 M&A가 해답"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경협회관에서 열린 '2024 한일 크로스보더 M&A 포럼'에 참석한 엄준용 한국M&A거래소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주현 기자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에 따른 기업승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크로스보더 인수합병(국경 간 M&A)'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회관에서 개최된 '2024 한일 크로스보더 M&A 포럼'에 참석한 엄준용 한국M&A거래소 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M&A 시장분석, 크로스보더 M&A 수행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난 2018년 국내 제조업 경영자 중 60세 이상의 비중이 23%였으나 2020년에는 31%로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전체 중소기업 380만곳 중 245만곳의 대표가 70세 이상이라 후계자 부재로 인한 사업승계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엄 사장은 "경영자 고령화로 국내 M&A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 대표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72%가 M&A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M&A의 경우 전체 거래 중 77%, 거래금액 중 66%가 국내 기업 간 거래로 이뤄진다. 인수 및 매도가 전체 거래의 78%를 차지했다. 이 중 52%는 구주매각 방식으로 나타났다. 업종 중에서는 정보기술(IT), 미디어, 통신 기업의 M&A가 활발했다.

그에 반해 크로스보더 M&A는 정보 부족, 복잡한 절차, 막대한 비용으로 국내 기업 간 거래에 비해 접근성이 많이 떨어졌다.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데 대한 국민적 반감도 예전에는 영향을 크게 미쳤으나 최근 이러한 경향은 많이 줄었다.

엄 사장은 "해외 영업망 확보, 원천기술 확보, 생산거점 확보, 신사업 발굴 등의 이유로 크로스보더 M&A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에는 대기업에 집중됐던 M&A 수요가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로스보더 M&A가 성공하려면 정확한 사업 비전과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시장 개척, 사업다각화, 지식재산권(IP) 확보 등 사업 목적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사업을 하다보면 재무, 소송 등 M&A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숨은 위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로스보더 M&A를 시도한 일본 기업 116개 중 49%가 적합한 기업을 찾지 못해 실패를 겪었다.

엄 사장은 진출하려는 시장, 고객, 경쟁자 분석, 인수기업의 핵심 역량 파악 등 단순한 재무실사를 넘어선 사업실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크로스보더 M&A를 시행한 중국 기업 250곳 중 수익을 달성한 기업은 13%에 불과할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그는 "M&A 이후 인수후재무통합(PMI)을 준비해야 한다. 나라마다 리스크가 달라 최소 1년에 거쳐 준비해야 한다"며 "전문 크로스보더 M&A 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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