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본격적인 성장축으로 키운다.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60기가와트시(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북미에만 50GWh 이상을 배치하며 전기차 일시적 수요정체(캐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연말까지 ESS용 배터리 CAPA 60GWh 확대"
??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60GWh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50GWh 이상은 북미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재 가동 중인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온타리오주 윈저 공장 외에 미시간주 랜싱 공장, 혼다와 합작한 오하이오주 파예트카운티 공장,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연내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랜싱 공장은 파우치형 ESS 배터리 생산을 맡는다.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과 테네시주 GM 합작공장은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설치된 생산설비 일부를 ESS용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ESS 생산거점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북미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늘면서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확보한 생산능력을 당초 계획대로 채우기 어려워졌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속도를 조절하면 배터리 업체도 출하 계획을 함께 조정할 수밖에 없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일부 생산설비를 ESS용으로 돌려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전기차 캐즘으로 생긴 매출 공백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북미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도 생산 거점 확대의 배경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수록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ESS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전력회사와 데이터센터 운영사, 재생에너지 개발사들이 대형 ESS 확보에 나서면서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 외의 새 수요처가 열리고 있다.
미국 내 공급망 재편 흐름도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ESS용 LFP 배터리 시장은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주도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전력망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 현지 생산능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산 배터리 사용 부담이 큰 고객사들을 상대로 공급 안정성과 정책 대응력을 내세울 수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이 ESS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도 호재다.
"올해 ESS 매출, EV 매출 넘길 듯"
LG에너지솔루션은 비(非) 중국권 기업 중 유일하게 ESS용 LFP 배터리 양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24년 중국 남경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해 6월부터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도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 같은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 지난해 말 기준 북미지역에서만 약 140GWh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업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연내 글로벌 60GWh 생산체계가 구축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무게중심도 전기차 일변도에서 ESS로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회사는 올해 말부터 국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도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7년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초기 생산은 1GWh 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매출액이 EV 매출액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수주목표로 90GWh를 제시하고 올해 연말까지 ESS 매출 비중을 30% 중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전체 매출에서 ESS 비중은 지난해 10% 미만이었으며 현재는 20% 중반 수준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2월 기존 ESS 전략 고객과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를 추가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2028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라며 “현재 생산 중인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 등이 개선된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 물량뿐만 아니라 중장기 프로젝트 파이프라인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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