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업, 상반기 2467억 적자…'리딩 금융' KB·신한도 순손실

/사진 제공=KB금융,신한지주

부동산신탁업이 토지신탁(책임 준공 관리형) 부문 수주 급감에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14개 부동산신탁사(교보‧대신‧대한‧무궁화‧신영‧신한‧우리‧KB‧코람코‧코리아‧하나‧한국자산‧한국토지‧한국투자) 가운데 KB‧신한‧교보‧무궁화 등 4개사의 상반기 순손실이 전체 적자를 주도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산업의 상반기 순손실이 2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2개사(코람코‧한국토지신탁)를 제외한 12개사 수익이 1년 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 사업 악화는 수익창출력 약화, 비용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영향이다. 부동산신탁사의 핵심 수익원인 토지신탁 수주가 급감하면서 토지신탁 보수 규모가 꾸준히 감소했다.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이자 수익이 증가했지만, 차입금 추가 발생에 이자 이익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신탁사들은 관리 비용 감축으로 수익 창출 악화 상황에 대응했지만, 개발신탁 사업 관련 대손비용이 크게 발생하며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

특히 KB, 신한 등 '리딩 금융' 계열사의 수익 상황이 저조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2023년 4분기 1333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올해 1분기 469억원, 2분기 589억원 손실을 냈다.

신한자산신탁도 같은 기간 29억원, 220억원, 153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3분기부터 75억, 263억원, 264억원, 4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무궁화신탁은 1분기 58억 적자에 이어 2분기 가까스로 2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누적 순손실 56억원으로 상반기 적자 부동산신탁사 '넘버 4'에 이름을 올렸다.

KB와 신한은 부채 비율도 자본 대비 100%를 상회했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하는 신탁사는 대한토지(132.3%), 신한(104.5%), KB(227.9%)였는데, 특히 KB는 적자가 시작됐던 지난해 4분기부터 부채 비율이 200.4%, 올해 1분기 293.5%로 기준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여윤기 한국신용평가원 수석연구원은 "신탁계정대 투입을 위한 외부조달 확대, 대규모 손상 인식에 따른 자본 감소 등으로 대부분 신탁사의 부채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B금융지주는 부동산신탁업에서 책임 준공 관리형(책준형) 상품의 손실 여파가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약 3000억원이 책준형 상품에 투입됐고 이에 대한 70% 충당금을 쌓았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담당(CRO) 부사장은 상반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분양과 공사비가 늘고 전체적으로 분양 시장이 안 좋고 시공사 이슈도 있어 부동산신탁업 시장 자체가 어렵다"며 "가장 타격을 받은 게 책준형 상품인데 2분기 전 사업장을 하나하나 점검했고 보수적인 예상 손익을 산출하고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비우호적인 부동산 시황 지속에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저하 압력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 연구원은 "저조한 수주실적이 지속되고 있는 점, 개발신탁 관련 대손 부담이 상존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적 회복에는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라고 언급했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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