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였던 은행 주담대 금리, 두달여만에 6%대 초반으로… 왜?

박슬기 기자 2023. 3. 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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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올해 초 8% 선을 뚫었던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 초반으로 내려 앉았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준거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리 정점론까지 확산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220~6.228%로 나타났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92~6.40%였지만 열흘만에 금리 하단이 0.7%포인트나 급락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6일 4.594~6.460%에서 이날 4.203~6.010%로 금리 하단이 0.391%포인트, 금리 상단이 0.45%포인트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올 1월 초까지만 해도 8%대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2개월보름만에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5.09~6.23%로 지난 6일(5.36~6.64%)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0.27%포인트, 금리 상단이 0.41%포인트 떨어졌다. 전세대출(변동형) 금리는 지난 6일 4.52~5.93%에서 이날 3.94~5.35%로 금리 상하단이 각각 0.58%포인트씩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삼고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 최종금리를 산정한다.

신규 코픽스는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2월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3.53%로 전월에 비해 0.2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말 금융당국이 경쟁적인 예금금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한 영향으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3개월만에 0.81%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 하락에 더해 고정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활용되는 은행채 금리도 연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14일 4.044%로 지난 2일(4.564%)과 비교해 0.52%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3.828%에서 3.649%로 0.179%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 영향이 컸다. SVB 파산사태의 원인으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지목되고 있어서다.

미 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연준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SVB와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 은행 파산을 감안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동결 가능성도 나온다.

선물 금리로 연준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67.9%, 동결할 가능성을 32.1%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3월 코픽스도 3%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채 금리도 안정적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가계대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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