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후보에 '디올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부른 박장범 앵커

KBS언론노조 총파업...제주서도 상경 투쟁

제27대 KBS 사장 후보자로 임명 제청된 박장범 앵커. 사진은 박 앵커가 지난 2월 녹화 방송된 '대통령실을 가다'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디올백'을 '조그만 백', '파우치'로 언급하는 모습. (KBS 화면 갈무리)

박장범 '뉴스9' 앵커가 KBS 차기 사장 후보자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여권 성향으로 알려진 박 후보자는 올해 초 대통령실 방문 특별대담 방송에서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하면서 '조그만 백', '파우치'라는 표현을 썼던 인물입니다.

KBS언론노조는 '낙하산 사장 임명을 중단하라'며 총파업을 벌였고, 사장 임명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야권 성향 이사회 구성원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습니다.

KBS 이사회는 전날(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박장범 앵커를 제27대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사회는 이번 사장 후보자에 지원한 박 앵커와 박민 현 사장, 김성진 KBS 방송뉴스주간 등 3명의 지원자를 심사하고 투표로 박 앵커를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습니다. 표결에는 여권 성향 이사 7명만 참여했고, 4명의 야권 이사는 불참했습니다.

KBS 사장은 KBS 이사회가 임명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합니다. 차기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10일부터 2027년 12월 9일까지 3년입니다.

박 후보자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졌을 초기인 올해 2월 '대통령실을 가다' 특집대담을 진행하면서,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조그마한 백"이라고 지칭해 야권을 중심으로 의혹을 축소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은 인물입니다.

어제 면접에서도 "기본적으로 언론에서 구분하는 품목은 생필품과 사치품 두 가지 분류이지, 명품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수입 사치품을 왜 명품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어제(23일) 사장 선임 절차 중단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이 파업은 앞서 KBS본부 조합원 2,085명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2.7%의 찬성률(투표 대비)로 가결돼 진행됐습니다. KBS제주지부 구성원도 상경해 총파업에 동참했습니다. 

한편, 박 후보자는 대전 대성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94년 KBS 공채 20기 기자로 입사해 런던 특파원과 사회2부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