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음속 먼지를 털어내듯 자연 속으로 한 걸음 내딛고 싶어질 때, 제주의 길이 떠오른다. 특히 40·50대라면 무리 없이 걸으며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
제주에는 이런 이들을 위한 특별한 코스가 있다. 바다와 절벽이 어우러진 섭지코지, 숲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내는 사려니숲길, 그리고 조용히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엉덩물계곡까지. 걷기 좋은 이 세 곳에서 제주 여행의 진짜 매력을 만나보자.
섭지코지
제주 끝자락에 자리한 섭지코지는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산책로로, 40·50대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붉은 화산송이 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이곳은 걷는 내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길은 대부분 평탄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중간에 자리한 언덕 위 하얀 등대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절벽의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특히 해 질 무렵 찾으면 석양빛에 물든 절벽과 바다가 더욱 장관이다.
섭지코지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걷다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함께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사려니숲길
제주의 숲길 중에서도 사려니숲길은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곳이다. 울창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이 길은 숨 쉬는 순간마다 숲의 향이 코끝을 스친다.
총 10km에 이르는 숲길이지만 체력에 맞게 구간별로 나눠 걸을 수 있어 부담이 없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숲속 풍경에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숲길의 색감이 더욱 짙어져 사계절 중 가장 걷기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엉덩물계곡
서귀포에 위치한 엉덩물계곡은 아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다. 이름처럼 계곡 곳곳에 옥빛 물이 고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제주의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소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나 천천히 걷기 좋고,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동안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자연의 소리와 풍경을 온전히 느끼며 걷고 싶다면, 엉덩물계곡만큼 좋은 곳이 없다.
Copyright © 여행을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