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빨리 손해를 확정해야 한다! f. 하나감정평가법인 박은정 이사
# 태영건설부터 시작되는 부동산PF 붕괴 조짐
감정평가는 PF 사업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동산은 자산의 기초로, 평가에 반영되는데요. 개인적으론 현재 PF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PF사업을 할 때 감정평가 금액만 기초가 돼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사업성 측면에선 감정평가 가격이 중요합니다. PF대출을 해준 곳에서는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을 해준 겁니다. 상환 주체들과 보증을 해준 업체들 등 건전성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합니다.
현재 본PF 전단계인 브릿지론이 문제입니다. 브릿지론은 초기 자금인만큼, 6개월~1년 만기의 고금리 대출로 이뤄집니다. 대출 상황이 제대로 이뤄질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1금융권은 참여하지 않고 대부분 저축은행,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실행합니다. 본PF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브릿지론의 높은 금리를 부담하기 어려운 시행사는 부도가 나게 됩니다. 결국 브릿지론을 실행해준 제2금융권 회사들도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 겁니다.
부동산은 선분양을 많이 합니다. 분양대금을 회수하는데, 준공이 될 때까지 분양이 안됐다는 의미는 그만큼 자금압박이 있다는 겁니다. 악성 미분양이 많아진다는 것은 건설사들이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이런 부분이 유동성 경색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태영건설 같은 건설사들은 시공권 획득을 위해 많은 보증을 제시해야 하며, 이로 인해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안 좋아지고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돈이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른 분위기입니다. 사업성이 있어야 PF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에 토지를 매입해 수익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태영건설처럼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우엔 채권단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고통 분담을 같이 해줄 수 있는지, 자금을 투여해줄 수 있는지 등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으로 볼 때 워크아웃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상태의 분양 물건들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미 많은 물건들이 경매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거래량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로나라는 사태가 터지면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제 가격 조정의 폭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살 수 없는 가격 수준으로 상승해 거래가 소강 상태인데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손해보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바닥을 치고 올라와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해 계속 연기했는데, 올해는 더이상 미룰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