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 열풍, 현지선 한국 티슈빵 유행?

국내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뜨겁다. 반면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선 ‘뚱도넛(뚱뚱한 도넛)’이나 ‘티슈 베이커리’가 ‘한국식’ 이름을 달고 인기다. 우리나라에서 ‘두바이 스타일’로 초콜릿이 만들어지듯, 현지에선 ‘한국 스타일’ 빵이 복제되는 중이다.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편의점 CU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후, GS25·세븐일레븐까지 잇따라 출시됐다. 중고거래 시장에선 정가보다 비싸게 팔리고, “두바이 출장 전 구매대행 주문을 받는다”는 글도 올라온다. 심지어 배달앱 쿠팡이츠에선 ‘두바이’가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다. 카페에선 ‘두바이 초콜릿 케이크’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원조는 두바이 디저트 업체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초콜릿 중 녹색을 띤 ‘Can't get knafeh(크나페, 중동 디저트) of it’ 이다.
국내선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초콜릿’으로 불려진다. 초콜릿에 들어간 피스타치오의 고소함과 카다이프(중동식 면의 일종)의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구하기 어려워 이와 비슷한 두바이 ‘스타일’의 복제품들이 판매된다.

현지에선 해당 제품의 인기가 어떨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두바이 지사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는 지난 2021년 영국계 이집트인(sarah hamouda)가 임신 후 먹덧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집에서 남편과 함께 부업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한 인플루언서 (Maria vehera)가 해당 영상을 올리면서 유명해졌다.현재는 10명이 일한다.

류한샘 aT 두바이지사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아르헨티나, 루마니아, 남아공 등에서 입소문이 난 후 역으로 UAE 현지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 이어 “두바이에서는 현재 딜리버루(deliveroo) 배달 앱에서만 구매가 가능한데, 판매가 시작되면 1분 안에 매진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UAE 디저트 시장에서 해당 초콜릿과 함께 한국식 베이커리가 핫한 아이템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인기인 베이커리가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발 빠른 현지 업계가 비슷한 빵을 굽는다는 설명이다.
현지의 23세 젊은 대표(Sree)가 만든 아우라베이커리(Aura bakery)가 대표 사례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코리안 밀크도넛(Korean Milk Doughnut)’ 이름으로 3가지 맛(오리지널 스트로베리, 쿠키앤 크림, 블루베리)을 판매한다. 한국 ‘뚱도넛’의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을 재현했다
. 가격은 15디르함(약 5600원)이다. 던킨도너츠의 평균 가격대인 7~8디르함보다 비싸다. 새롭고 강렬한 상품을 찾던 업체는 한국식 도넛과 ‘코리안’ 키워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현재 매장에선 봄볼로니 도넛(빵에 작은 구멍을 내어 필링을 넣는)을 제치고 인기 높은 주력 품목이 됐다.
봄볼로니 도넛과 달리 ‘한국식 뚱도넛’은 반으로 가른 빵에 필링을 듬뿍 발라 만든다. 류한샘 두바이지사 관계자는 “외국인에게 ‘뚱도넛’은 굉장히 신기한 비주얼”이라며 “최근 두바이에선 한국에서 유행하는 도넛, 식빵 등을 현지인이 직접 만드는 베이커리가 생겨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리안 티슈브레드(천겹 식빵)’로 불리는 빵 역시 UAE SNS를 장악했다. 얇은 반죽을 여러 겹 쌓아 만든 식빵이다. 마치 티슈처럼 한 장씩 뜯어 먹는 재미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등으로 회제다.

해당 식빵은 여러 레스토랑과 베이커리점에서 41~45디르함(약 1만5000원~1만6000원)에 판매된다.
티슈브레드는 국내의 인기 베이커리다. 서울 한남동 소재 ‘더 트러플베이커리’가 유명한데, 온라인몰 마켓컬리는 지난 4월 이 식빵을 단독 입점했다. 김지애 컬리 커머스 베이커리팀 상품기획자는 “온라인에서 티슈브레드가 화제를 모으자 유명 빵집을 수소문해 입점시켰다”며 “매주 2500개 판매량이 1~2일 안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한샘 aT 관계자는 “UAE에서 코리안 도넛, 코리안 티슈브레드 등 ‘코리안’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UAE는 한류 열풍이 빠르게 퍼지는 지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