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상인, 6개월내 계열 저축은행 지분 팔아라"

자산 기준 업계 7위인 상상인 계열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6개월 안에 대주주인 상상인의 보유 지분을 10% 이내로 줄이라는 매각 명령을 내렸다. 상상인은 앞으로 10%를 넘는 의결권도 행사할 수 없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 계열 두 저축은행의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을 결정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은 상상인이 100% 보유하고 있으며 상상인의 대주주는 지분 23.3%를 보유 중인 유준원 대표다.
금융당국은 2019년 12월 두 저축은행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상상인이 신용공여 의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서도 거짓으로 보고하고 대주주가 전환사채를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형식적으로 공매를 진행한 혐의 등이다. 불법 대출 혐의도 받아 과징금 15억2100만원이 부과됐다. 유 대표에게는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두 저축은행과 유대표는 금융위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5월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금융위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 8월30일 두 저축은행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내렸고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못해 이날 매각명령을 내렸다. 금융위는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못하면 대주주가 보유 중인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할 것을 명령할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상상인은 보유지분 100% 중에서 최소 90%를 내년 4월까지 매각해야 한다. 아울러 상상인은 앞으로 지분 10% 넘어서는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게 된다. 사실상 대주주로서의 자격은 이날부터 정지되는 셈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6월말 기준 3조2990억원, 1조5806억원이다. 합하면 4조8796억원으로 업계 7위에 해당한다.
상상인은 2012년 8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98억원에, 상상인저축은행을 2016년 1월에 50억원에 각각 취득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장부가액은 각각 385억6200만원, 314억7800억원이다. 두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매물로 나올 경우 '몸값'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준원 대표가 대주주인 상상인이 두 저축은행을 매각하면 상상인의 계열회사는 11개에서 9개로 줄어든다. 상상인은 상장사인 상상인증권의 지분 57%도 보유 중이다.
다만 업계에선 상상인이 이번에도 금융당국의 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최종 패소시에는 과징금 성격의 강제이행금을 내야 한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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