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그라운드서울 <리얼 뱅크시> 전시회 방문후기 (+도슨트, 실크스크린 기법, 판화)

[리얼 뱅크시 | BANKSY IS NOWHERE]

[운영 기간]
2024.05.16 ~2024.10.20

[티켓 정보]
일반 20,000
청소년 15,000
특별할인권종 10,000

[전시 장소]
그라운드서울

관람 POINT!

-뱅크시 연구의 권위자가 큐레이팅한 전시
-국내 최초 'Pest Control'(뱅크시가 설립한 회사로, 판매, 인증을 판정해 주는 회사) 인증을 받은 전시
-영상작품 포함, 130여 종으로 국내 최대 규모 전시
전시 꿀TIP!

-그라운드서울 내 주차공간 없음, 주변 공용주차장 혹은 대중교통 이용
-유료 오디오 가이드 제공
-체험존 키즈 프로그램은 사전예약, 성인 프로그램은 현장 신청

안녕하세요 오픈갤러리입니다 :D 저번에 소개 드린 <리얼 뱅크시> 전시 추천 글을 쓴 이후 지난 주말에 인사동으로 직접 가보았는데요, 아직은 개막 초기라서 그런지, 정말 사람이 많았습니다. 중간중간 포토존을 많이 준비해 놔서 '포토존 맛집'으로 소문난 덕에 사진 찍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갔다 온 후 리뷰를 보니 평일에도 붐빈다고 하니까 참고해 주세요.


@리얼 뱅크시 인스타그램

살 만한 굿즈도 많았고, 모작 체험하시는 분들 보니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전시장 곳곳, 계단까지 깨알같이 숨겨져 있는 작품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엄숙하지 않은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여기저기 기념사진을 찍으니 마치 '뱅크시 월드'에 들어가 있다는 기분이랄까요?

@리얼 뱅크시 인스타그램
@리얼 뱅크시 인스타그램

뱅크시의 그림을 한곳에서 모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따로 현장 도슨트가 제공되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고 유료 오디오로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뱅크시가 워낙 베일에 가려진 인물인데, 그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고 유명한 작품만 몇 개 아는 채로 짤막한 설명만 보자니 조금 아쉬웠달까요?


그래서 뱅크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컨텐츠 준비했습니다. 사전 지식이 없으신 분들도 대체 어떤 사람인지 감을 잡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뱅크시의 가장 최근 작품. 죽은 나무 뒤에 초록색 페인트 벽화를 칠해 살아 있는 나무인 것처럼 보이죠?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

1990-1994년경 브리스톨에서 프리핸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시작했지만, 2024년인 지금도 뱅크시의 신원에 대해서 추측만 난무할 뿐,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2014년에는 뱅크시가 체포되고 그의 신원이 드러났다는 사기극이 인터넷에 퍼질 정도였으니까요.

잠깐 퀴즈!

줄곧 그래피티 스타일로 작업해왔기 때문에, 작품 초기부터 경찰의 눈을 피해 재빨리 그려 넣기 위해 '이 기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이 기법은 무엇일까요? 포스팅을 끝까지 읽어주세요!

무지갯빛 총탄이 든 총을 든 아이
'오늘까지 할인' 문구 앞에서 울부짖는 사람들

그의 작품은 초기부터 반체제, 반전, 반자본주의 메시지를 띕니다. 200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예술, 거짓말 및 사악함의 전시"라는 제목으로 첫 전시회를 열었고, 아래 작품들이 전시되었답니다.

전시되었던 작품들. Love is in the air
Simple copper
장난? 범죄?

그를 단순히 '거리의 장난꾸러기'라고 부르기에는 꽤 큰 사고도 여러 번 쳤는데요, 대표적으로 2004년 8월, Banksy는 영국 10파운드 달러에 있던 여왕의 사진을 다이애나 비로 바꾸고 텍스트 "Bank of England"를 "Banksy of England"로 변경하여 대량으로 발행하였습니다. 지폐 복제는 불법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런던 자연사 박물관, 미국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자연사박물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에 허락 없이 몰래 본인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그림 파쇄 사건'

뱅크시를 아마 한국에 가장 알렸던 사건은 바로 이 사건일 텐데요, 바로 낙찰된 본인의 그림을 액자에 내장되어 있던 파쇄기를 원격으로 작동시켜 작품을 반절 가량 파쇄해버린 사건 말이죠. 더 놀라운 점은 파쇄 이후 낙찰가가 20배 정도 올랐다는 것입니다.

사실 뱅크시의 작품이 높은 경매가로 낙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06-07년 경, 소더비 경매를 통해 종이에 실크스크린 한 작품들이 팔린 바 있습니다. 그중에는 미국 유명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도 포함되어 있었죠. 하지만 뱅크시는 경매 둘째 날에 아래와 같은 그림을 올렸습니다. "진짜 이런 쓰레기를 돈 주고 사는 바보가 있다니"

초심을 잃지 않는 뱅크시

이 외에도 뱅크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습니다. 2015년 디즈니랜드의 이름을 본떠 'Dismaland'라는 테마파크를 열고 실제로 운영하기도 했고, 2010년에는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영화를 감독하여 영화감독으로까지 데뷔합니다.


뱅크시가 그림으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

왼쪽 정렬왼쪽 정렬

"만약 그래피티가 뭐라도 바꿔놨다면, 아마 불법으로 바꾼 걸 거야"

무기 거래 반대 캠페인 및 구제 기금 마련을 위해 여러 작품을 기증하기도 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다수의 작품과 프로젝트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국립보건원 직원들의 수고를 위해 아래와 같은 그림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뱅크시의 자선활동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추측됩니다. 아무도 모르게요.


어떠셨나요? 범상치 않은 사람이란 건 확실하죠? 이제 위쪽에서 냈던 퀴즈의 정답을 알려드릴 텐데요, 정답은 바로 '스텐실'이었습니다!

스텐실(stencil)은 학교 미술 시간에 배워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원하는 도안대로 미리 종이에 홈을 파고, 그 안을 채워주기만 하면 그림이 완성되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바로 이 방법으로 뱅크시는 누가 볼 틈도 없이 벽에 도안을 대고 재빨리 스프레이로 뿌려 채색한 것이죠.

실크스크린 기법은 스텐실과 비슷하지만, 감광액 등 다른 용액을 더 사용하고, 곡면에도 잘 프린트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무틀에 천을 붙이고, 실크스크린 틀에 밑그림을 그린 후, 형태 이외의 부분에 풀이나 파라핀을 발라 구멍을 막은 후 스퀴즈로 잉크를 밀어 넣어 찍습니다.


판화의 매력을 경험해 보세요.

뱅크시가 활용했던 스텐실과 실크스크린 기법 모두 판화 기법의 종류들인데요, 실크스크린으로 만든 또 다른 느낌의 판화를 추천해 드려요. 바로 홍익대에서 판화를 공부하신 강호연 작가님의 작품들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모두 실제 고객분들의 후기 사진입니다.)

<Coexistence no.6> 강호연 실크스크린에 오일스틱 97x67cm (40호), 2015
실제 인테리어 컷
<Coexistence no.4> 강호연 실크스크린에 오일스틱 69x99cm (40호), 2015

구성이 간단해 보이지만 판화답게 절제된 색감과 심플하지만 오묘한 구성으로 여러 인테리어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강호연 작가님은 작품에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관계에서 오는 경험과 감정들을 주관적인 시각으로 표현하고, 또 의사소통에서 오는 어려움을 시각화하시는데요,

<Communion 03> 강호연 실크스크린에 오일스틱 44x59cm (12호), 2015
<Communion 03> 강호연 실크스크린에 오일스틱 44x59cm (12호), 2015

작품 속 도형들은 우리 사람들의 모습, 의사소통에서 오는 어려움은 기호들로 형상화하였고, 얽혀있는 선들은 보이지 않는 공동체의 울타리를 나타내기 위한 도구입니다.

작가님은 이렇게 표현한 그림을 통해 각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림을 보며 마음의 여유를 갖고, 소외된 부분들에 관심을 두어 타인과의 관계를 성찰해 보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Communion 02> 강호연 실크스크린에 오일스틱 50x70cm (20호), 2015
<Coexistence no.7> 강호연 실크스크린에 오일스틱 97x67cm (40호), 2015
4개월 동안 미술을 배우며
색감과 선에 집착하다 보니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그림을 보는 안목이 조금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 찰나에 작년부터 기다렸던 작품이 드디어 도착.
관계와 소통에 관해 시각화된
작품이라 올해 들어 새롭게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미술 애호가 그림구독자님의 후기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말로만 들었던 실크스크린 원화를 일상에서 즐겨보세요. 게다가 올해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대요. 힘들게 나갈 필요 없이 시원한 실내에서 음료 한 잔과 함께라면 홈 갤러리까지 완성입니다. 지금 아래 배너를 통해 한 번 갔다 오고 마는 전시회 티켓 대신, 월 3만 원대로 매일매일 예술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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