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중동 리스크에 숨 고르기…반도체 차익매물 출회

조승열 기자 2026. 5. 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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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사상 최고치 찍고 반락…호르무즈 불확실성에 투심 흔들
AMD·인텔·마이크론 급락…AI 반도체 랠리 차익실현 본격화
국제유가 낙폭 축소…"중동 변수, 다시 시장 핵심 리스크 부상"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욕증시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지만,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최근 증시를 끌어올렸던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가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경계심도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3.62포인트(0.63%) 하락한 4만9596.9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28.01포인트(0.38%) 내린 7337.11, 나스닥지수는 32.75포인트(0.13%) 하락한 2만5806.20으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장 초반만 해도 강세 흐름이었다. S&P500과 나스닥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오후 들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 고위 관계자가 미국이 아무런 대가 없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철수를 얻어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장 긴장이 재차 고조됐다.

여기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상선 탈출 지원 작전인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자자들은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의식하기 시작했다.

◆ 장중 최고치 찍었던 뉴욕증시…"중동 변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하락은 단순한 조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제한적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급등세를 이어왔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맞물리며 미국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졌고, 나스닥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중동 긴장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국제유가가 다시 방향성을 바꾸기 시작한 것도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96달러선까지 밀리며 5% 가까이 급락했지만, 협상 불확실성이 커지자 낙폭을 줄이며 결국 100.06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94.81달러로 하락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시장에서는 "유가가 다시 100달러 위에서 고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 증시는 '전쟁 완화→유가 안정→금리 부담 완화'라는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선반영해왔다는 점에서, 중동 변수 재확대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제공=픽사베이]

◆ AI 반도체 급등 피로감…AMD·인텔·마이크론 일제히 급락

이날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흐름은 반도체주 약세였다.

AMD는 3.10% 하락했고 인텔과 마이크론도 각각 3% 안팎 급락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감으로 단기간 주가가 폭등했던 종목들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실제 AMD와 일부 AI 관련 반도체주는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2배 가까이 뛰며 과열 논란이 제기돼왔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이날 10% 넘게 급락했다. 전날 호실적 발표 이후 급등했던 주가가 하루 만에 급반전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Arm의 AI 칩 생산능력과 실제 공급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된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는 AI 관련주로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 한국 증시도 영향권…"반도체 강세는 유지, 변동성은 확대 가능성"

국내 증시 역시 이날 뉴욕증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AI·반도체 사이클 종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확대,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서버 교체 사이클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국내 증시에 우호적 변수로 꼽힌다.

다만 중동 변수는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확대될 경우 유가와 환율, 물류비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AI 랠리 지속"과 "중동 리스크 재부각"이라는 두 축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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