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산호 군락 뒤덮은 돌산호류…감태까지 잠식

문준영 2022. 11. 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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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연산호 군락이 돌산호류로 뒤덮이고 있다.

환경단체는 정부에 열대·아열대 산호류를 기후변화 국가 생물 지표종에 포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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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섬 인근 수심 15m 수중에서 촬영한 빛단풍돌산호. 큰수지맨드라미를 뒤덮고 있다.(사진=녹색연합 제공)


제주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연산호 군락이 돌산호류로 뒤덮이고 있다.

환경단체는 정부에 열대·아열대 산호류를 기후변화 국가 생물 지표종에 포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 연산호 잠식…'빛단풍돌산호' 점점 확대

녹색연합이 올해 제주 바다 산호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서귀포 남부 해역인 섶섬과 문섬, 범섬 일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인 빛단풍돌산호 서식지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바다에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빛단풍돌산호(제공=녹색연합)


특히 연산호와의 서식지 경쟁에서 빛단풍돌산호가 우위를 점하면서 연산호 생태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원인은 기후위기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추정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빛단풍돌산호가 수심 20m 전후 구간의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등과 부채산호류의 서식지를 석회질의 군체로 덮으면서 서식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심 10m 전후 구간에서는 제주의 대표적인 해조류인 감태의 뿌리를 덮어버리는 현상도 확인됐다.

문섬 인근 수심 10m 수중에서 촬영한 빛단풍돌산호. 감태를 뒤덮고 있다.(사진=녹색연합 제공)


제주 남부 해역, 특히 서귀포 섶섬, 문섬, 범섬 등 서귀포 해역과 형제섬 일대 송악산 해역은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 연산호군락'으로 지정됐는데, 연산호 생태계가 열대·아열대 경산호 생태계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상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이런 경향이 계속되면 단일종이 제주 바다에 확산하게 되고, 종 다양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산호충류 7,500종 가운데 한국 해역에 170여 종이 서식하고 있고, 이 가운데 120여 종이 제주 바다에서 발견되고 있을 만큼 연산호 군락지의 생태 가치는 높다.

법환포구와 범섬 사이 산호 정원 수심 20m 전후에서 촬영된 빨간별총산호. 담홍말미잘이 부착한 모습(사진=녹색연합 제공)


법환포구와 범섬 사이 산호 정원 수심 20m 전후에서 촬영된 해송. 담홍말미잘이 부착한 모습.(사진=녹색연합 제공)


이 외에도 서귀포 문섬과 범섬, 법환동 해역에 있는 수중 산호 정원 등에서 난대성 해양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이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해송, 빨강별총산호, 둔한진총산호 등에 부착해 성장을 방해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윤상훈 전문위원은 "기본적으로 기후위기에 따른 바다 생태계 변화에 대한 조사가 너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등에서 예산과 가용 인력을 확보해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아열대 산호류를 기후변화 국가 생물 지표종 목록에 포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여름 제주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7.5℃(8월 10일)를 기록하며 99년 제주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도 표층 수온도 마라도(8월 7일)와 서귀포(8월 15일)가 각각 30도까지 오르는 등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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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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