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보다 덥다”…유럽 이어 미국도 ‘가마솥 더위’ [뉴스in뉴스]

정다원 2026. 7. 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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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살인적인 폭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높은 기온을 기록했을 정도인데요.

이렇게 이례적인 더위로 인한 사망자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뉴스인뉴스에서 정다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럽 전역이 몇 주째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고 있죠.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까?

[기자]

원래 이맘때 북유럽이나 중부 유럽은 날씨가 아주 좋죠.

적당히 선선하고 습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올해는 곳곳에서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폴란드 바르샤바입니다.

야외 탁자에 프라이팬을 올려놓고 달걀을 탁 깨서 넣었더니, 뜨거운 열기에 지글지글 익기 시작합니다.

당시 최고 기온은 40도를 넘어섰는데요.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 역시 지난 주말, 관측 이래 최고치인 37도를 기록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길가의 신호등이 녹아내릴 정도의 폭염 속에 어제 하루만 5명이 숨졌습니다.

독일에서도 전차 선로가 녹고 도로가 갈라지면서 교통이 통제됐습니다.

이런 열기는 동쪽으로 넘어가며 피해를 더 키웠는데요.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의 최고 기온이 43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사빈/루마니아 브라쇼브 주민 : "땀이 정말 많이 나고 너무 지쳐요. 혹독한 열기 속에 도심을 돌아다니는 건 말이죠. 특히 큰길엔 그늘이 별로 없어서 열을 식힐 수가 없어요."]

유럽의 가장 동쪽에 있는 우크라이나도 폭염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한낮 기온이 38도까지 올랐는데요.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인프라가 훼손된 탓에, 냉방 기기 사용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외신들은 한때 유럽 전역에서 약 2억 명이 35도 이상 고온에 노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폭염 영향이 아주 광범위하네요.

그렇다면 이번 폭염으로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프랑스입니다.

지난주까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열흘 넘게 이어지며, 사망자가 급증했습니다.

온열 질환뿐만 아니라 더위를 피하려고 강이나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사람이 속출한 건데요.

더위가 절정이었던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최소 천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을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85%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확인됐습니다.

인명 피해만 심각했던 게 아닙니다.

강물 수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원자력 발전소 3곳의 가동이 중단됐고요.

만 3천 개가 넘는 학교가 한때 휴교하거나 수업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도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았습니다.

[앵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유럽이 왜 이렇게 뜨거워진 겁니까?

[기자]

네, 북아프리카에서 뜨거운 공기가 밀려와서 유럽 하늘을 덮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열돔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달궈진 공기가 유럽 상공의 고기압에 갇혀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표면 온도를 계속 높인 건데요.

가운데 고기압과 양옆을 가로막은 저기압의 배치 형태가 그리스 문자 오메가를 닮았다고 해서 '오메가 열돔'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열돔이 일으킨 때아닌 폭염에 유럽은 전혀 대비가 돼 있지 않았습니다.

일단 에어컨 보급률이 20% 수준에 불과한 데다, 건물 대부분이 겨울 추위에 대비해 내부의 열을 가두는 구조로 설계된 게 피해를 키웠습니다.

낮 동안 달궈진 공기가 밤에 배출되지 못하면서 상당수가 자택에서 온열 질환으로 숨진 걸로 분석됐습니다.

기차 선로나 도로 역시 온화한 기후에 맞춰 설치된 탓에 폭염에 맥없이 뒤틀려 버렸습니다.

현재 프랑스 등 일부 지역엔 강한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겨우 잦아들었는데요.

하지만 기상 당국은 폭염이 다음 주 초부터 다시 기승을 부릴 걸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이런 열돔 현상이 유럽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죠.

미국 상황,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도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과 산불이 시작됐습니다.

역대 최악이란 경고가 벌써 나오는 실정입니다.

미국 국립기상청이 공개한 '폭염 위험' 지도를 보면요.

빨간색과 보라색이 위험이 큰 곳입니다.

7월 1일엔 오대호 하류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색깔이 진하다가 동쪽으로 급속히 번지는 모양새죠.

독립기념일 전날인 7월 3일에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뉴욕, 워싱턴DC, 시카고, 필라델피아...

이런 큰 도시들이 모두 영향권에 들어갑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폭염에 높은 습도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최고 46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폭염의 영향을 받는 사람만 2억 명에 이를 걸로 추산됩니다.

특히 월드컵 개최 도시들이 영향권에 포함됐고, 독립기념일 야외 행사에도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여 공중보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초여름 폭염의 원인은 결국 기후변화라며, 폭염 발생 가능성이 20년 전보다 200배나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편집:김은주 이재연/그래픽:조재현/자료조사:전가영/화면출처:인스타그램 @just.in.poland, @jhonny_putt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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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원 기자 (mo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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