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에서도 역세권은 먹힌다? 4년 만에 최다 경쟁률 나온 대구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4년 만에 특별공급 최다 접수 건수를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상급지가 아닌 비인기 지역에서 나온 이례적 결과인데 최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역세권 신축 대단지라는 장점이 지방에서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일 진행된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 특별공급 청약접수 결과 522가구 모집에 1134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 2.05대1 수준이지만 대구 부동산 상승기인 2020년 8월 분양한 '더샵 디어엘로' 특별공급에 1181명이 몰린 이후 최다 접수 건수다. 지난 3월 대구에서 3년 만에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완판된 '대구 범어 아이파크'도 특별공급에는 103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대구 남구에 공급된다. 대구 부동산 가격을 견인하는 수성구가 아니다. 남구는 22개월 연속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8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아파트 9410세대 중 1431가구가 남구에 있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전용면적 59㎡ 4억6109만원, 전용 84㎡ 6억8156만원이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 입주 3년차 남구 대명동 교대역 하늘채뉴센트원 전용 84㎡는 5억3300만원~5억67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럼에도 특별공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생활 환경을 두루 갖춰서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대구 남구에서 보기 드문 1000세대 이상 대단지다. 현재 대구 남구에 1000세대가 넘는 단지는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를 포함해 단 4곳(입주예정 단지 포함)이다. 이중 지하철역과 단지가 이어지는 아파트는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가 유일하다.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대구 지하철 1·3호선이 지나는 대구 최초 더블 역세권 단지다. 실수요자들의 신축 대단지, 역세권 선호 현상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둔화된 지방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인근 시세보다는 비싸지만 상급지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도 실수요자들을 끌어당긴 요인으로 보인다. 대구 최상급지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수성구 범어동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 84㎡는 14억원대 후반~15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2009년 준공된 범어동 범어SK뷰 전용 84㎡ 최근 실거래가도 11억3000만원에 달한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학회 이사는 "특별공급 결과를 보면 생애최초가 가장 많았는데,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선택했다는 의미"라며 "행정구역상 비인기 지역이지만 역세권 대단지로 생활이 편하면서 수성구에 비해 가격적으로 저렴하다보니 신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대구 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개별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시장인 만큼 일부 단지의 흥행으로 지역 전체가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어서다.
송 이사는 "올해 3월 분양한 범어 아이파크도 평균 경쟁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조기 완판됐지만 직후 분양에 나선 인근 황금동 힐스테이트는 특공부터 미달이 났다"며 "입지 조건, 용인할 수 있는 가격대, 분양 조건 등 개별적 요소가 맞아야 소비자가 움직이는 것이지 이 단지가 잘됐다고 해서 대구 분양시장이 살아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진우 부동산연구소장도 "특별공급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향후 일반공급과 계약률을 봐야 향후 시장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급매나 저가매물이 상당히 해소되면서 매매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여전히 전세시장이 좋지 않다는 점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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