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불리며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전노민과 김보연. 드라마 ‘성녀와 마녀’에서의 만남으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2004년 9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재혼에 성공하며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화목한 모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12년, 결혼 8년 만에 두 사람은 이혼을 발표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표면상으로는 ‘성격 차이’라는 이유였지만, 실상은 전노민의 사업 실패로 인한 막대한 빚, 무려 27억 원에 달하는 채무가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막걸리 사업에 도전했다 실패한 전노민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내가 떠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집을 나올 때 몸 하나만 나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이혼 후에는 “위장이혼이다”, “김보연 명의로 재산을 숨겼다”는 각종 루머도 뒤따랐지만, 전노민은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보연에게 빚을 떠안긴 적 없고, 책임은 모두 내가 졌다”고 밝혔죠. 김보연 역시 “힘든 상황에서 서로에게 잘못이 있었다”며 조용히 아픔을 감췄습니다.

김보연은 이후 한 인터뷰에서 “배우자가 있어도 외롭고, 없어도 외롭다”며 “바보처럼 혼자 버틴 것 같다. 다 지난 일이다”라고 담담히 털어놓았습니다. 전노민 또한 “아이들을 위해 참아봤지만 결국 상처는 남더라”며 이혼의 무게를 되새겼습니다.

그런 두 사람은 2021년, 이혼 후 무려 10년 만에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재회하게 됩니다. 처음엔 피하고 싶었던 만남이었지만, 결국 한 장면에서 함께 촬영했고, 김보연이 먼저 인사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고 전했습니다. 촬영장에서 서로의 근황을 묻고, 딸의 안부까지 챙기는 그들의 모습은 “진짜 어른들의 이혼”이라 불릴 만큼 쿨했습니다.

현재 전노민은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보고 싶다”며 솔직한 근황을 전했고, 김보연은 91세 어머니와 두 딸, 손주들과의 따뜻한 일상을 공유하며 “혼자지만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게 가식처럼 보였던 부부의 모습도, 결국엔 서로를 위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부러움과 현실,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