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마리 안락사 시킨 사실에 죄책감 못 견디고 자기 팔에 '안락사 주사' 놓은 수의사
아픈 동물들을 돌보고 진찰하는 일을 하는 수의사 직업에 소명 의식을 가지고 일하던 어느 한 수의사가 있었습니다.
수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녀는 어느 누구도 선택하기 싫어했던 동물보호소에 지원, 보호소에서 일해왔는데요.
문제는 그녀가 기대했던, 아픈 동물들을 돌보고 진찰하며 수의사로서 소명을 다하고자 했던 자신의 꿈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물보호소에서 지원, 일하게 된 그녀가 주로 한 일은 공고기간이 끝난 유기동물 수백여 마리를 안락사 시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안락사 시키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주인에게 버림을 받았거나 학대 당한 유기 동물들이었다고 하는데요.
하루 하루 공고기한이 끝난 유기동물들에게 안락사 주사를 놓고 그 참담한 모습을 지켜 봐야만 했던 그녀는 어떻게 그 고통과 죄책감을 감당했었을까.
사연은 이렇습니다. 대만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수의사로 근무하던 지엔즈청(簡稚澄)의 주요 업무는 보호소 내 유기동물을 안락사하는 일이었습니다.
국립 대만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던 그녀는 아픈 동물들을 돌보고 진찰하는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수의사였죠.
동물보호소에 지원, 일한 지난 3년이라는 시간은 그녀에게 오히려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동료들에 따르면 수의사 지엔즈청이 동물보호소에서 일하는 동안 정말 많이 괴로워하고 힘들어 했다는 것.
수많은 동물들을 안락사 시키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녀는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TV 방송에 출연, 유기동물에 대한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에서 자신이 안락사 시킨 유기동물 개체수를 폭로한 것입니다. 기대와 달리 결과는 좋지 않았죠.
고민 끝에 유기동물을 안락사하는 현실을 바꿔보고자 용기를 내서 카메라 앞에 앉았지만 정작 방송국 측이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폭로를 두고 "아름다운 도살자"라고 묘사하는 등 비난 장면만 내보낸 것이 아니겠습니까.
방송 이후 그녀를 향한 수많은 악플들이 쏟아졌고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던 그녀는 하루 하루 피폐해져만 갔다고 합니다.
수의사가 되고자 했던 첫 마음은 이미 산산조각난지 오래였고 무엇보다 자신이 너무도 많은 유기동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죠.
그렇게 괴롭고 힘든 나날을 버티고 또 버티던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동물을 안락사 시킬 때 사용하는 약물을 자신의 팔에 스스로 주입한 것.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유서에서 그녀는 "인간의 삶도 결국 강아지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라며 "그러니 나 또한 약물로 죽겠습니다"라고 적어 놓았었다고 합니다.
분명 유기동물들이 안락사를 당한 이유는 인간의 그릇된 잘못과 욕심으로 빚어진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다는 현실에 그녀는 결국 수의사라는 꿈을 내려놓아야만 했는데요.
유기동물들을 안락사 시키는 문제를 고발하고 사회가 조금이라도 동물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방송에 나와 폭로한 것이 오히려 비난의 화살로 날아와 죄책감 시달렸다는 그녀.
방송에서 그녀는 자신이 지난 2년 동안 총 700여 마리의 강아지를 안락사 시켰었다고 고백했었습니다. 그동안 혼자 얼마나 끙끙 앓으며 괴로웠을까요.
유기동물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이자 한계에 대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는데요. 유기동물을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죽음 이후 대만 사회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우리나라는 또 어떨까. 현재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유기동물들에 대한 문제.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동물들도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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