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목, 그 오해와 진실을 말하다

매거진 2016. 2. 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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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목에 관한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상식 ①

주택에서 적정한 화학처리를 한 방부목의 적합한 사용은 건물의 내구성을 높이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집(家)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초석이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김영숙교수가 전하는 방부목의 기초적인 지식과 주택에서의 방부목 활용 실제 사례를 2회에 걸쳐 알아보도록 한다.


:  방부목의 유해성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진실 

‘방부목’이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바로 사람이나 환경에 대한 유독성 혹은 유해성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방부목의 실체를 알면 그런 세간의 오해는 바로 풀릴 수 있다. 2007년 10월 8일, 환경부가 ‘취급제한·금지물질에 관한 규정(환경부고시 제2007-152)’에서 그때까지 사용되던 ‘CCA(크롬, 구리, 비소화합물)‘라고 하는 물질을 방부목 사용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였기 때문이다. 철도 침목이나 목전주에 주로 사용되었던 ‘크레오소트’라는 방부제 또한 사용이 금지되었다.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인체 및 생태계에 유해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따라서 이후 국내에는 ACQ, CuAz, CuHDO 및 MCQ 등 환경부의 유해물질관리법에서 ‘일반물질’에 해당되는 물질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  벌레나 미생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방법, 방부처리 목재 

목재는 살아있던 나무에서 얻어진 재료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목재라는 재료의 속성을 잘 이해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필자는 목재를 현미경으로 살펴본 세포 조직의 사진을 하나 제시한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목재의 세포구조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목재는 수없이 많은 세포체로 이루어져 있다. 나무가 살아있을 때 형성된 식물의 세포이기 때문이다. 식물세포였던 목재는 다양한 하층식생, 즉, 해충이나 미생물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이들이 산림과 같은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방치된다면 건전한 자연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아주 좋은 영양원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당연히 해충이나 미생물이 목재를 분해한 후 발생한 분해 산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서 자연스러운 생태 순환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벌채된 목재가 인간생활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자연 생태계에서처럼 나무를 벌레나 미생물에게 생분해되도록 그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다. 인간이 사용하는 기간에는 아주 건전하게 강도와 외모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벌레나 미생물의 피해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목재보존제를 사용하여 그들로부터 목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존처리가 잘 되어 있는 목재를 적절하게 잘 사용할 때, 원래의 강도를 유지할 수 있고 안전성이 보장될 수 있다. 

보존제로 처리한 목재를 사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목재 수명을 연장하여 유지관리비용을 절약하고, 자원절약의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최근의 사회 이슈가 되었던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195개국이 합의한 온실가스 감축 이행이 법적 의무화된 상황에서 방부목재처럼 수명이 길고, 산림에서 얻어지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는 시대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소비활동이 되는 셈이다.

좌) 불량방부목으로 시공된 데크 장선의 부후된 모습(8년 경과) / 우) 오랜 세월에도 건전한 품질의 방부목(18년 경과)

:   방부처리 약품은 과연 사람에게 해로운 것일까?

목재의 보존처리에 사용되는 약제를 ‘목재보존제(Wood Preservatives)’라고 한다. 최근의 목재보존제는 주로 구리를 유효성분으로 하는 약제가 주류를 이루며, ACQ, CuAz, CuHDO 및 MCQ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약제에는 구리의 보조역할을 하는 성분의 물질들이 혼합되어 있다. 각종 목재보존제에서 보조역할을 하는 성분들을 살펴보면, ACQ의 경우에는 제4급 암모늄염(AAC), CuAZ는 아졸계 화합물, CuHDO는 붕소화합물과 N-사이크로핵실다이아제니움디옥시-음이온화합물(HDO), MCQ는 N-N-다알킬N-N디메칠벤질 알킬 암니움 카보네이트 등이 혼합된 약제이다. 구리 단독으로는 자연계의 다양한 가해 생물에 대해 폭넓게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를 보완하기 위해 보조물질들이 첨가된 것이다. 물론 구리를 포함한 보조물질들 모두가 환경부의 유해물질관리법에서 ‘일반물질’에 해당하는 것들임으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고 할 수 있다.

보존 약제가 잘 침투된 방부목재의 단면(녹색)

:  방부목 제조공정 A to Z

목재의 보존 처리는 제재목이나 원주상 가공목재를 원자재로 시작된다. 약제 성분을 물에 용해하여 목재에 처리하고자 하는 유효성분들의 양을 계산한 농도로 맞추어 용액 상태로 처리한다. 왼쪽 사진처럼 주로 대형 처리장치(주약관 및 약제 탱크 등)를 사용하고 대부분이 가압과 감압을 이용한 공정이다.

아래 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이, 처리장치에 목재를 반입하기 전에 목재 건조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필요한 경우 인사이징(Incising, 목재 표면에 칼날이나 바늘로 자상을 내 방부약제의 침투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나 전가공(Precutting, Preboring, 마감치수 조정 등) 과정을 거친다. 잘 준비된 목재를 주약관에 반입하고, 약액을 주입한 후 가열·가압·감압 등의 물리적 조건을 조정해 가며 약액을 목재 조직에 주입한다. 이러한 공정을 마친 처리목재는 적절한 시설로 옮겨져 양생과 건조과정을 거치고, 이후 시장에 공급되게 된다. 

처리 공정상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난주입성 수종으로 분류된 목재는 처리성이 아주 좋지 않음으로 침투성 개선을 위해서 인사이징 처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 만일 인사이징 처리가 없이 처리하는 경우 처리 목재의 품질이 기준 미달이 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  목재의 보존처리 과정  >
좌) 한 방부목 생산업체의 방부탱크 시설 / 우) 보존처리 전 전가공의 예

둘째, 약액의 주입성을 높이기 위한 처리 전 목재의 건조이다. 셋째는 처리 후에 절삭, 절단, 천공 등이 필요한 용도로 사용될 경우, 주약관에 목재를 반입하기 전에 최종 용도로 전가공해서 처리 후에 절단하거나 천공하여 약제가 주입되지 않은 부분이 외부에 노출되어 가해 생물의 피해를 받게 되는 상황을 가져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넷째, 처리 후에 반드시 양생 및 건조과정을 거쳐서 유효성분이 목재 조직 내에 잘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처리 후 제대로 건조되지 않고 유통되는 경우, 곰팡이 및 변색의 우려가 크고, 치수변동이 심해서 현장에서 마감 품질의 질이 저하된다. 다섯째, 보존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것은 용도에 따라 정해진 품질 기준, 즉 침투 깊이, 유효성분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가를 점검하는 일이다. 방부목재의 품질 기준은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에 제시된 ‘방부목재의 품질기준’에 준하게 되어 있다.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방부목재를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경우, 법률에 저촉되어 그에 따른 처벌을 받도록 규정되어 있음을 알고 소비자가 올바른 품질의 방부목이 사용되는지 유념해서 판단해야 한다. 

좌) 늘 외기와 접하는 건물 옥상에 방부목으로 데크를 깐 모습 / 우) 토양과 접하는 부위에 시공하는 목재는 반드시 방부처리를 해 부후를 방지해야 한다.

:  방부목과 일반 구조목 구별 방법

사실상 방부목과 일반 구조목을 겉보기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방부목은 외부 색상으로 구분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목재 표면에서 8㎜ 이상 침투되어야 하고 약제 성분이 규정된 농도 이상으로 함유되어야 하므로 일반 소비자가 눈으로 평가할 수가 없다. 목재법상 방부목재의 낱개용 품질 표시는 다음과 같으니 개별 소비자는 방부제 선택이나 판별에 유의하자. 

사용환경범주-약제명(성분명)-수종-함수율-제조업체(생산업체)-제조일자(생산년월)

좋은 방부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방부목에 그 부재가 사용되는 용도의 품질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에서 정하는 품질표시에 부적절한 시험결과가 나와서 적발되는 경우에는 형사고발을 당하게 되므로 앞으로는 신뢰도 있는 품질의 방부목이 유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 호에는 직접 18년 된 목조주택을 고치며 알게 된 방부목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보도록 한다. <글·김영숙>


김영숙 교수
국민대학교 삼림과학대학 임산생명공학과 교수로서 산림청 방부목재 관련 연구 용역을 수행하며 정책 수립에 활발히 관여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국가직무능력표준(NCS)개발연구위원 목재가공분야 연구책임자이자 산림청 지속가능한 목재이용위원회 위원, International Research Group on Wood Protection(IRG)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에디터_정사은  |  사진_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1월호 / Vol.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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