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규 3안타 3타점…삼성,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

대구=이소연 기자 2026. 11. 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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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군단'이 12년 만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우승까지 단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삼성은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 KT에 10-5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2위 팀 삼성은 이제 1승만 더 거두면 1위로 KS에 선착한 KT를 꺾고 12년 만에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삼성이 8일 안방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2013년 이후 13년 만에 '안방 우승'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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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번 타자 박승규가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7-4로 쫓기던 5회말 2사 주자 1, 2루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날린 뒤 2루에서 포효하고 있다. 대구=뉴스1

‘사자 군단’이 12년 만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우승까지 단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삼성은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 KT에 10-5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을 내준 삼성은 이후 치른 3경기를 모두 가져오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다. 정규시즌 2위 팀 삼성은 이제 1승만 더 거두면 1위로 KS에 선착한 KT를 꺾고 12년 만에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단일 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위 이하 팀이 1위 팀을 꺾고 ‘업셋’한 건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밖에 없었던 일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패한 뒤 3연승을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100%(6차례 중 6번)다. 삼성이 8일 안방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2013년 이후 13년 만에 ‘안방 우승’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된다. 2016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삼성은 이곳에서 우승한 적이 아직 없다.

삼성 포수 김도환이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3-1로 앞선 1회말 2사 주자 만루 기회에서 KT 선발 투수 로건을 상대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대구=뉴스1
‘방망이의 힘’으로 이룬 승리였다. 이날 삼성의 선발 마운드에는 경남고 출신 루키 장찬희가 올라왔다.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장찬희가 ‘가을 야구’ 무대에 선발 등판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신인 투수가 KS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건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 19년 만이다. 삼성 주장 구자욱은 ‘사자 군단의 운명’을 짊어진 막내에게 “형들만 믿어”라고 말했다.

장찬희는 1회초 장진혁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캡틴’의 말대로 삼성 타선은 곧이은 1회말 4안타 대거 6득점을 뽑아내며 막내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삼성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디아즈는 1회말 2사 주자 1, 2루에서 KT 선발 투수 로건을 상대로 내야를 빠져나가는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의 균형을 맞췄다. 후속 타자 김영웅도 적시타를 때려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류지혁의 몸에 맞는공으로 1점을 추가했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KT 우익수 안현민의 결정적인 수비 미스가 나왔다. ‘막내 포수’ 김도환의 평범한 우익수 방향 뜬 공을 안현민이 타구 판단 실수로 떨어뜨린 사이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6-1로 벌어졌다. 삼성 타선이 1회에 6점을 기록한 건 한국시리즈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역대 1회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지점이기도 했다.

삼성 선발 투수 장찬희가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T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대구=뉴스1
5점 차 넉넉한 리드를 얻은 장찬희는 2회부터 4회까지 KT 타선을 ‘0점’으로 꽁꽁 묶었다.
장찬희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불펜진은 아쉬움을 남겼다. 5회초 삼성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사토시가 선두 타자 한승택에게 안타를 맞은 뒤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은 첫 타자 장진혁을 땅볼로 잡아내며 1점과 아웃 카운트 하나를 맞바꿨지만 이후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만 2점을 더 헌납하고 말았다. 삼성 불펜진이 5회에 내준 5볼넷은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볼넷 허용 신기록이었다.

삼성은 이날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재희가 KT 베테랑 타자 김상수와 허경민을 잡아낸 뒤에야 5회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역시 2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된 이재희가 가져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늘의 MVP는 이재희”라며 “KT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재희가 긴 이닝을 너무나 잘 막아줬다”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이재희는 “(강)민호 선배가 ‘너 오늘 공 좋으니까 가운데로 그냥 들어 오라’라고 말씀해주셔서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그 말을 믿고 정면승부한 게 통했다”라고 했다.

삼성 주장 구자욱이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9-4로 앞선 7회말 1사 주자 1루에서 KT 여섯 번째 투수 스기모토를 상대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두 손을 귀에 가져다대며 팬들의 함성을 유도하고 있다. 대구=뉴스1
3차전까지 31안타를 터뜨린 삼성은 이날도 10안타를 몰아치며 KT 마운드를 두들겼다. 7-4로 쫓기던 5회말 2사 주자 1, 2루에선 삼성 2번 타자 박승규가 2타점 적시 2루타로 KT의 추격을 뿌리쳤다. 박승규는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고비마다 해결사 노릇을 했다.
구자욱은 7회말 1사 주자 1루에서 적시 2루타로 10점을 채웠다. 허벅지 부상으로 2루까지 서서 걸어간 구자욱은 두 손을 귀에 가져다 대는 세리머니로 안방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삼성의 류지혁(등번호 16), 이재현(등번호 7), 김영웅이 7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KT와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3-1로 앞선 1회말 2사 만루에서 9번 타자 김도환의 3타점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은 뒤 서로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대구=뉴스1
박 감독은 “가을에는 ‘미친 자’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팀엔 (박)승규가 미친 것 같다”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박승규는 “플레이오프 시작할 때 ‘미친 놈이 되자’고 각오했는데 좋은 쪽으로 미친 놈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했다.

반면 KT는 이날 볼넷 9개와 몸에 맞는 공 3개를 포함해 4사구 12개를 남기며 스스로 무너졌다. 역대 KS 한 경기에서 KT보다 더 많이 4사구를 남발한 팀은 없었다. 종전 기록은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OB(현 두산)가 삼성을 상대로 연장 15회까지 간 끝에 기록한 11개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래 4사구를 많이 내주는 선수들이 아닌데 KS에 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양팀 투수들은 모두 19개의 4사구를 남발했다.

양 팀의 5차전은 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5차전 선발 투수로 원태인을, KT는 대니엘을 예고했다.

대구=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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