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신인 장찬희 ‘깜짝 호투’... 삼성, 우승까지 1승 남았다

대구/양승수 기자 2026. 11. 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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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패 뒤 3연승
타선이 1회에만 6점 뽑으며 승기
삼성 이재희는 구원 역투로 MVP
사사구 12개 남발한 KT는 자멸
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4회초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공을 던지고 있다. / 뉴시스

큰 경기의 무게에도 신인의 어깨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삼성의 19세 투수 장찬희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에서 제 몫을 해내며 팀을 우승 문턱으로 이끌었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KT를 10대5로 꺾었다. 1차전 패배 뒤 3연승을 거둔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며 2014년 이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 남겼다.

삼성의 깜짝 선발 카드가 통했다. 장찬희는 4이닝 동안 63구를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팀이 7-1로 앞선 상황에서 불펜에 공을 넘겼다. 신인 투수의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은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 19년 만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발투수로 나선 장찬희가 4이닝 동안 너무나도 잘 던졌다. 큰 힘이 될 수 있게끔 좋은 활약을 펼쳐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와 삼성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 투수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고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9번)로 삼성에 입단한 장찬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정규시즌 41경기에서 4승5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선발 등판은 9차례였다.

첫 이닝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장찬희는 1회초 1사 후 장진혁에게 시속 144㎞ 직구를 공략당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내줬다. 안현민에게 볼넷까지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샘 힐리어드를 2루수 뜬공, 김현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2·3회는 연속 삼자범퇴. 4회에도 1사 1·2루 위기에서 김상수와 허경민을 뜬공으로 처리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삼성 김영웅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타선은 1회말부터 신인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사 1·2루에서 르윈 디아즈와 김영웅의 연속 적시타로 2-1로 뒤집었고, 이재현의 볼넷에 이어 류지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점을 더했다.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는 강민호 대신 선발 포수로 나선 김도환은 이어진 만루에서 주자 세 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날렸다.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 역대 1회말 최다인 6점을 뽑았다.

(대구=뉴스1) 안은나 기자 =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삼성 선발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허용한 KT 선발 로건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날 로건은 1이닝에서 6실점했다. 2026.11.7/뉴스1

결국 KT 선발 로건 앨런은 2회 선두 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맞은 뒤 교체됐다.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는 동안 5피안타 4사사구 6실점으로 무너졌다.

3회 박승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탠 삼성에도 위기는 있었다. 7-1로 앞선 5회 삼성은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장찬희를 불러들이고 불펜을 가동했다. 두 번째 투수 미야모리 사토시는 선두 타자 한승택에게 안타를 맞은 뒤 류현인과 최원준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에 몰렸다. 급히 올라온 배찬승도 장진혁의 땅볼로 한 점을 내준 뒤 안현민, 힐리어드, 김현수에게 잇달아 볼넷을 허용했다. 밀어내기로 두 점을 더 내주면서 점수는 7-4까지 좁혀졌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와 삼성의 경기. 7회초 삼성 이재희가 무실점 투구를 마치고 강민호와 함께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삼성은 이재희를 투입하고 포수도 김도환에서 강민호로 바꿨다. 이재희가 1사 만루에서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 허경민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긴 이닝을 끝냈다. 삼성은 이어진 5회말 박승규의 2타점 2루타로 9-4까지 달아나 한숨을 돌렸다. 전날 대타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던 박승규는 이날도 중요한 순간마다 적시타를 때렸다. 이재희는 6·7회도 연속 삼자범퇴로 막는 등 2와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며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승리투수가 된 그는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박진만 감독은 “분위기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긴 이닝을 소화해줬다. 제 생각에도 MVP”라며 “재희의 승부구는 슬라이더인데 오늘은 강민호가 직구가 좋다는 것을 잘 파악해 직구 승부를 많이 했다. 위기에서 민호의 역할도 컸다”고 했다.

타선에서는 박승규의 활약을 칭찬했다. 박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런 미친 선수가 나와줘야 한다”며 “활약뿐 아니라 리액션도 미친 것 같다. 승규의 리액션이 벤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와 삼성 경기, 5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박승규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은 7회말 박승규의 안타와 구자욱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보태 10-4로 달아났다. 삼성 다섯 번째 투수 김태훈이 8회초 KT 대타 김민혁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0-5로 5점 차가 됐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9회 이승민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삼성의 승리를 확정했다.

양 팀 투수들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사구 기록도 쏟아졌다. KT가 12개, 삼성이 7개로 합계 19개를 허용해 1986년 삼성과 해태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나온 종전 최다 기록(17개)을 넘어섰다. KT의 12개는 한국시리즈 한 팀 최다 사사구 허용 기록이기도 하다. 몸에 맞는 공을 제외한 볼넷은 양 팀 합계 16개로 역대 최다 타이를 이뤘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와 삼성의 경기. 5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T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는 이날 포스트시즌 통산 110번째 경기에 출전해 홍성흔의 종전 최다 출장 기록(109경기)을 넘어섰다. 4회에는 우전 안타로 한국시리즈 1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이 부문 역대 최다 타이를 이뤘지만 팀의 열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5차전은 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긴 삼성은 선발 투수로 원태인을, 벼랑 끝에 몰린 KT는 선발 투수로 데이비스 대니엘을 예고했다.

삼성은 8일 안방에서 우승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박 감독은 “팬들의 환호 덕분에 체력 소모가 큰 선수들이 더 집중할 수 있다”며 “한 경기라도 분위기가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일 무조건 승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길 수 있다면 쓸 수 있는 투수는 모두 쓰겠다”며 “페덱의 등판 가능성은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벼랑 끝에 몰린 KT도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강철 감독은 “시즌 때 볼넷이 적었던 팀인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 제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도 고영표가 대기했지만 초반에 점수가 벌어져 쓸 수 없었다”며 “내일은 고영표와 소형준도 몸 상태가 괜찮으면 모두 대기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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