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500억 자사주 매입 소각 승부수…주가 반등 불씨 될까

손유지 2026. 11. 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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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앞두고 자사주 515만주 매입·소각 결정
주주가치 훼손 우려에 1500억원 규모 환원책 꺼내
3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톡비즈 실적 견인
AI 서비스 확산은 기대 이하…분할 이후 성장성 시험대

[지데일리]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주주환원 카드를 꺼냈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카카오 제공

분할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달래고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다만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주주들의 신뢰 회복과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향후 사업 재편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15만4639주를 약 1500억원에 장내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발행주식 총수의 약 1.16%에 해당한다. 매입 기간은 11월 6일부터 2027년 2월 5일까지이며, NH투자증권을 통해 장내에서 진행한다. 취득 기준가는 지난 4일 종가인 주당 2만9100원으로 산정했다.

이번 결정은 인적분할 발표 이후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재검토한 결과다. 카카오는 당초 8월까지 추가 자사주 취득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분할 추진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주주환원 정책을 다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시장에 재매각하지 않고 소각하면 잠재적인 물량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인적분할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와 분할 이후 기업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주주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만으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주환원 규모와 함께 분할 이후 사업 경쟁력, 수익성, 투자 방향이 명확하게 제시돼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인적분할이 기업의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사업 간 시너지 약화와 조직 운영비용 증가, 핵심 사업의 성장동력 분산이라는 부담도 존재한다. 분할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가 복잡해지면 투자자들의 평가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은 매출 2조867억원, 영업이익 2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7.4% 증가했다. 핵심 수익원인 톡비즈 매출은 6329억원을 기록했다. 외형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업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 대표는 올해 AI 서비스 확산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에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차별화된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자사주 소각의 성패는 주식 수 감소 자체보다 분할 이후 카카오가 어떤 기업으로 재편되는지에 달렸다. 주주환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AI 경쟁력 강화와 핵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장은 1500억원 규모의 소각 발표보다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경영 성과를 주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