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백인 아성 깬 조지아주, 첫 흑인 여성 주지사···흑인 여성 상원의원 3명 ‘역대 최초’[미 중간선거]

백민정 기자 2026. 11. 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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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여성과 유색인종, 성소수자 후보들이 잇따라 역사를 새로 썼다. 공화당의 아성인 조지아주에서는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고, 플로리다주에서는 공화당 소속 첫 흑인 남성 주지사가 나왔다. 원주민 여성과 공개 성소수자 남성도 각각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미국 정치권의 유리천장을 깨는 ‘최초’의 기록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키샤 랜스 보텀스 조지아주 민주당 주지사 당선자가 애틀랜타 메리어트 마퀴스 호텔에서 열린 개표 결과 발표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보텀스는 공화당 주지사 후보 릭 잭슨을 누르고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됐다. AFP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 키샤 랜스 보텀스 후보는 조지아주 주지사에 당선됐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에서 여성이나 유색인종이 주지사에 당선된 것도 처음이다. 역대 주지사 83명이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는 상징성이 크다. 보텀스는 억만장자 사업가인 공화당 릭 잭슨 후보를 꺾고 23년 만에 조지아주에서 당선된 첫 민주당 주지사가 됐다.

보텀스는 조지아주립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2018년부터 4년간 주도 애틀랜타 시장을 지냈다. 시장 퇴임 후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다.

바이런 도널즈 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 당선자가 지난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서 열린 선거 결과 발표 행사에서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화당에서도 첫 흑인 주지사가 나왔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친트럼프 성향의 바이런 도널즈 연방 하원의원이 당선돼 주 역사상 첫 흑인 주지사가 됐다. 공화당 소속 흑인 남성이 주지사에 당선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금융인 출신인 도널즈는 공화당 내 강경 우파로 분류된다. 2016년 플로리다주 의회에 진출한 뒤 202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2024년 대선 때는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뉴멕시코주에서는 민주당 뎁 할랜드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돼 미국 최초의 원주민 여성 주지사가 됐다. 할랜드는 2018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 의원 두 명 중 한 명이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장관으로 내무부를 이끌었다. 내무부는 연방 토지와 자연자원 관리뿐 아니라 약 600개 연방 인가 원주민 부족과의 관계를 관장하는 부처다.

할랜드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마지막이 되고 싶지 않을 뿐”이라며 더 많은 원주민 여성이 정치권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뎁 할랜드 민주당 뉴멕시코 주지사 후보가 앨버커키에 있는 선거 캠프 본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의회에서도 성소수자와 유색인종의 대표성을 넓히는 기록이 나왔다. 민주당 크리스 파파스 하원의원은 뉴햄프셔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미국 최초의 공개 성소수자 남성 상원의원이 됐다. 그는 2018년 뉴햄프셔주에서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첫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선거운동에서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출마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자신의 성적 지향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크리스 파파스 민주당 뉴햄프셔 상원의원 당선자(오른쪽)가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개표 행사에서 배우자 밴 벤틀리(왼쪽)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리노이주에서는 민주당 줄리아나 스트래턴 부주지사가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스트래턴이 취임하면 미국 상원에서 흑인 여성 의원 3명이 동시에 활동하게 된다. 상원 역사상 처음이다.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의원과 함께 일리노이주를 대표하면서, 한 주에서 두 명의 유색인종 여성이 동시에 상원의원을 맡는 첫 사례도 만들어진다.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소속 줄리아나 스트래턴 부주지사. 출처 줄리아나 스트래턴 페이스북

시민 참여와 민주주의의 형평성을 옹호하는 단체 스테이트 보이스의 알렉시스 앤더스리드 회장은 AP통신에 “이러한 ‘최초’의 사례들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유색인종과 성소수자 공동체는 오랫동안 조직을 만들고 집마다 찾아다니며 유권자들과 대화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승리의 의미를 짚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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