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선거법 2심도 당선무효형...확정시 국힘 397억 반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만난 적 없다”는 등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당선무효형인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비용으로 보전받은 약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서울고법 형사2-1부(재판장 백승엽)는 4일 윤 전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은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었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2012년 검찰 재직 당시 윤대진 전 검사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말하고, 2022년 1월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전성배씨를 아내와 만난 적 없다”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작년 12월 기소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모두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변호사 소개 발언’과 관련해 “피고인이 자신의 이름을 사용해 이모 변호사가 윤우진 전 서장에게 연락하도록 함으로써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2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서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윤 전 서장을 3회에 걸쳐 만나게 된 경위, 만난 시기와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며 “해당 인터뷰는 윤 전 서장 사건 수사 시점과 근접한 시기로, 기억이 비교적 명확한 때였고 인터뷰 내용도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이어서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검사로서 법률과 언어를 다루는 일을 수행해 온 점, 국민의힘 내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수많은 인터뷰와 토론회 거치며 자신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기사로 표현되는지 이해하고 있던 점, 변호사 소개 발언이 가지는 파급효과 등을 토대로 피고인은 이 사건 소개 발언이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될 것인지 인식하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윤 전 대통령이 “아내와 함께 전성배씨를 아내와 만난 적 없다”고 한 발언도 “배우자를 통해 전씨를 알게 된 이후 여러 차례 함께 만난 사실이 인정된다”며 허위 사실 공표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2년 12월경 배우자의 소개로 배우자와 함께 전씨를 만났다”며 “피고인의 변호인도 원심 재판에서 피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배우자와 함께 전씨를 만났고, 검찰총장 퇴임 이후에도 주거지에서 배우자와 전씨를 만난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 같은 사실이 인정됨에도 일반 선거인에게 전씨를 당 관계자 소개로 우연히 만나게 됐고, 배우자와 함께 전씨를 만난 사실은 없다는 의미로 한 발언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와 관련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올바른 판단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피고인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변호사 소개 발언과 관련해 “윤우진 전 서장의 뇌물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피고인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판단할 중요한 자료였다”며 “(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알게 된 경위와 관련된 발언도 “전씨를 어떤 경위로 알게 됐고, 배우자와 함께 전씨를 만났는지 여부는 일반 선거인 입장에서는 대통령 선거 후보자와 전씨 사이 등 관계를 판단할 주요 자료”라며 “대선 출마자가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비선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을 우려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판단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허위 발언의) 파급효과가 작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변호사 관련 발언을 했던 관훈클럽 토론회가 개최됐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오차 범위 안에 있던 지지율 격차가 10% 내외로 벌어졌다가 전씨 관련 발언 때 오차범위 내로 다시 좁혀진 점 등을 재판부는 판단 근거로 들었다.
윤 전 대통령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보전받은 선거 비용 등 약 397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선거법상 당선인이 선거 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되고, 소속 정당은 선관위에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전액 반환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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