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인구 3만도 위기인데 활력지역? 현실 제대로 봐야”

이인모 기자 2026. 11. 4.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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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은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원칙에 따라 지역의 현실을 제대로 평가해 달라는 것뿐입니다."

"지난달 30일 윤호중 행안부 장관을 만나 지방우대지수 4권역 조정과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을 건의했고 윤 장관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제의 면적은 서울의 약 2.7배다. 인구가 적다고 행정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1명당 행정·교통·의료비용은 더 커진다. 여기에 국가안보와 환경보전을 위한 각종 개발 제약도 오랜 세월 감내해 왔다. 이런 구조적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 국가를 위한 희생이 지역의 불이익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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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기 강원 인제군수
지역낙후도 167개 시군 중 151위
5년 새 인구 1400명 감소했는데 군인 가족 전입에 청년 지표 상승
특혜 아닌 공정 평가 해달라는 것
최상기 인제군수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제군의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과 지방우대지수 4권역 조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최 군수는 지난달 27일 국회 앞 집회에서 삭발을 해야 했던 당시의 심경도 밝혔다. 인제군 제공
“인제군은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원칙에 따라 지역의 현실을 제대로 평가해 달라는 것뿐입니다.”

지난달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인구소멸지역 재지정과 지방우대지수 권역 분류는 강원 인제군을 뒤흔들어 놓았다. 매년 인구가 줄어 3만 명 붕괴 위기에 놓인 인제가 마치 인구 상황이 개선된 듯 ‘인구감소지역’이 아닌 ‘인구활력플러스(+)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방우대지수 권역에서도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2권역으로 분류됐다. 2일 최상기 인제군수(71)를 집무실에서 만나 행안부의 결정에 반발해 삭발까지 해야 했던 절박한 심경을 들어봤다.

―인구활력+지역으로 바뀌게 된 평가기준과 문제점은….

“정부는 청년순이동률과 조출생률을 포함한 9개 지표로 평가했다고 하는데 점수가 공개되지 않아 어떤 지표가 결정적이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인제군은 젊은 군인과 군인 가족이 전입하면 청년인구가 늘고 이들 가정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 관련 지표가 높아진다. 군 주둔 영향이 여러 지표에 반영되는 것인데 이를 지역의 일자리와 정주기반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5년 동안 인구가 약 1400명 줄어든 현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인구감소지역에 지정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은 감소지역 최대 120억 원, 인제는 최대 30억 원이다. 이같은 재정의 어려움은 허리띠를 졸라매면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 조성과 세제 지원 등 15개 이상의 특례에서 제외되고 ‘농어촌기본소득’ 같은 사업은 신청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군이 예산을 아끼고 좋은 계획을 세운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 돌아갈 혜택도, 주민을 위한 지원사업도 제한된다면 누가 인제로 오겠나.”

―지방우대지수 2권역으로 분류되면서 불이익이 우려되는데….

“인제에는 종합병원도, 대학도, 대형마트도 없다. 전문적인 진료를 받거나 자녀가 대학에 다니려면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 지역낙후도 역시 전국 167개 시군 가운데 151위인데 춘천·원주와 같은 권역이라니 누가 수긍할 수 있겠나. 정부가 내년 시행을 예고한 아이맞이 지원금은 첫째 아이 기준 우대지역은 1500만 원, 인제는 1000만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생활이 불편해 시간과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곳에서 지원마저 적다면 누가 정착하려 하겠나.”

―이번 결정과 관련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달 30일 윤호중 행안부 장관을 만나 지방우대지수 4권역 조정과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을 건의했고 윤 장관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제의 면적은 서울의 약 2.7배다. 인구가 적다고 행정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1명당 행정·교통·의료비용은 더 커진다. 여기에 국가안보와 환경보전을 위한 각종 개발 제약도 오랜 세월 감내해 왔다. 이런 구조적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 국가를 위한 희생이 지역의 불이익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달 27일 인제에서 주민 3000여 명이 참여한 규탄대회가 열렸고, 이어 국회로 가서 주민 1000여 명이 집회를 가졌다. 한마음으로 모인 군민들의 의지가 구체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후속 조치를 확인하면서 4권역 조정과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정이 이뤄질 때까지 군과 군의회, 비대위가 힘을 모아 적극 대응하겠다.”

―국회 앞 집회에서 삭발했다. 삭발은 어떤 의미가 담겼나.

“군민들의 절박함을 군수인 제가 함께 짊어지겠다는 뜻이다. 생업을 뒤로 하고 국회까지 찾아오신 분들이 ‘이곳에서 자녀를 키우고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겠냐’고 묻는다. 그 물음 앞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끝으로 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규탄대회와 국회 앞 집회까지 함께해 준 군민들, 공동서명과 응원으로 뜻을 모아주신 모든 군민께 감사드린다. 인제에 산다는 것이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진행 상황도 군민들께 소상히 알리고 보내주신 뜻을 무겁게 새기며 책임 있게 임하겠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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