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고? 스톱?···축구 아시안컵 1년 연기로 ‘돌발 변수’

양승남 기자 2026. 11. 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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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모레노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달 29일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이 결국 1년 가까이 미뤄졌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대회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가 커진 끝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일정 변경을 공식 발표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 맞춰 움직여왔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구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의 계약 연장 필요성은 줄었고, 주장 손흥민(34·LAFC)의 아시안컵 출전과 역할도 새로운 변수가 됐다.

AFC는 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7 아시안컵을 당초 2027년 1월 7일~2월 5일에서 2027년 12월 23일~2028년 1월 21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대회 연기의 직접적인 배경은 중동 지역의 안보 불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공격을 받았고, 리야드 국제공항을 비롯한 주요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선수단과 관계자, 관중의 안전뿐 아니라 각국의 이동과 물류에도 차질이 우려됐다.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 구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9월 스페인 출신 모레노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계약 기간을 11월 27일까지로 정했다. 9~11월 A매치 6경기를 지휘하게 한 뒤 경기 결과와 지도력을 평가해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했다. 아시안컵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새 감독을 선임하는 부담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사우디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아시안컵이 2027년 말로 미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레노 감독의 기존 계약은 이달 27일 종료된다. 협회는 모레노 감독의 6경기 성과를 평가한 뒤 계약 연장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당장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한다는 시간 압박이 사라진 만큼 새 회장 체제에서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방안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모레노 감독에게 이번 11월 A매치가 사실상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흥민의 대표팀 내 거취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가 됐다. 대회가 예정대로 내년 1월 열렸다면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으로 아시안컵에 나설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대회가 1년 가까이 미뤄지면서 새 감독 체제에서 선수단 구성과 주장단 체계를 다시 검토할 시간이 생겼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이 개막하는 2027년 12월에는 만 35세다. 당시 소속팀에서의 경기력과 몸 상태, 대표팀 내 경쟁 구도, 새 감독의 구상 등에 따라 출전 여부와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아시안컵 연기는 손흥민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의 대표팀 내 역할을 다시 판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대표팀 내부에서 주장단과 일부 선수들 사이의 갈등설이 불거진 것도 변수다.

한국은 카타르 도하에서 이달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모레노 감독의 기존 계약상 마지막 두 경기다. 당초 아시안컵 최종 점검 성격이 강했던 두 경기는 이제 임시 감독 체제를 평가하고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무대로 성격이 바뀌었다.

축구계 관계자는 “아시안컵 연기는 한국에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을 안겼다. 당장 두 달 뒤 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은 사라졌다”며 “대신 누가 대표팀을 장기적으로 이끌 것인지, 손흥민을 비롯한 베테랑과 새로운 세대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한국 축구가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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