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제조 알면서 감기약 63만정 판매"…한약사 일탈에 약계 분노

최재경 기자 2026. 11.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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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63만여 정이 불법 마약 제조에 악용된 사건과 관련해 약사단체가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의약품 취급 문제와 정부의 의약품 유통관리 부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사건이 단순한 불법 유통을 넘어 그동안 약사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한약사의 면허범위 논란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며 정부 차원의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실천약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로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의약품 취급 논란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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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된 한약사, 감기약 대량 공급 혐의…일당 13명 검거
실천약 "면허범위 논란 방치한 정부 탓"…복지부·식약처에 관리·감독 강화 촉구

감기약 63만여 정이 불법 마약 제조에 악용된 사건과 관련해 약사단체가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의약품 취급 문제와 정부의 의약품 유통관리 부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사건이 단순한 불법 유통을 넘어 그동안 약사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한약사의 면허범위 논란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며 정부 차원의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실천하는 약사회(이하 실천약)는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감기약에 함유된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이용한 불법 필로폰 제조 사건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 책임을 지적했다.

실천약이 인용한 경찰 수사 발표에 따르면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추출해 필로폰 1.36kg을 불법 제조한 일당과 이들에게 감기약을 대량 공급한 한약사 등 13명이 검거됐다.

해당 한약사는 감기약이 필로폰 제조에 사용될 사실을 알면서도 감기약 1만 610통, 총 63만 6600정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거래 장소 역시 약국이 아닌 아파트 주차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천약은 "국민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약품이 대량의 마약을 제조하는 원료로 악용됐다"며 "이는 오랫동안 제기돼 온 의약품 유통관리의 허점과 면허범위 논란을 방치한 끝에 드러난 예고된 참사"라고 주장했다.

"면허범위 구분해 놓고 현장에서는 방치"

실천약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로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의약품 취급 논란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목했다.

약사법 제2조는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를 구분하고 있으며, 약사는 한약에 관한 사항 외의 약사 업무를, 한약사는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 업무를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천약은 약사 업무에 의약품 조제뿐 아니라 판매와 수여도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둘러싼 법적 논란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법 집행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면허범위를 법으로 구분해 놓고 실제 의약품 판매 현장에서는 그 경계를 모호하게 방치한다면 국가면허제도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과거 한약사의 전문의약품 취급 문제와 관련해 대규모 고발이 이뤄졌지만, 이에 상응하는 실효성 있는 처벌과 행정조치가 뒤따랐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천약은 "위법행위에 대한 고발이 반복돼도 처벌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가의 면허관리와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공급업체 책임도 거론…"비정상적 유통 차단해야"

의약품 공급업체의 유통관리 책임도 문제 삼았다.

실천약은 2021년 종근당이 한약국에 일반의약품 공급을 거절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종근당이 한약사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유도하거나 방조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공급 거절의 정당성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사건이 불기소 처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의약품 공급업체 역시 면허범위와 적법한 유통에 대한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실천약은 정부가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둘러싼 법적 논란을 장기간 방치한 데다 의약품의 비정상적인 대량 거래를 차단할 관리체계도 충분히 작동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량 의약품 거래에 대한 감시체계와 유통경로 추적, 면허범위에 따른 취급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의약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라며 "약물 사용의 안전기준과 보건의료인의 직업윤리, 면허에 따른 전문성과 책임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식약처 책임 규명…과거 고발 사건 처분 결과 공개하라"

실천약은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를 향해 면허관리와 의약품 유통관리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우선 복지부에는 약사법에 따른 약사와 한약사의 면허범위를 명확히 적용하고, 면허범위 외 의약품 취급 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독과 법 집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과거 한약사의 전문의약품 취급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처분 결과와 행정조치 내역을 공개하고, 기존 감독체계의 실효성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에는 의약품의 비정상적인 대량 거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유통경로와 관리상 허점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약품 취급을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유통구조를 바로잡고,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을 향해서도 불법 의약품 유통 경위뿐 아니라 관계기관의 관리·감독 부실과 직무유기 의혹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천약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국가면허제도에 더 이상의 예외와 방치는 없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과 유통을 보장할 본연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