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록만 쌓아서는 안 된다” 스포츠투아이가 바라본 KBL 데이터의 현재와 미래

홍성한 2026. 11. 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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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데이터의 활용도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기록의 스포츠인 농구도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농구 팬들에게 스포츠투아이는 '기록을 다루는 회사'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만, 팬들에게는 생소합니다.

그가 이끄는 스포츠투아이는 KBO, KBL 등 국내 프로스포츠의 공식 기록·데이터 사업을 담당해왔으며, 현재는 경기 기록 및 데이터 제공을 넘어 AI를 비롯한 스포츠테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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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스포츠에서 데이터의 활용도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기록의 스포츠인 농구도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우리에게 익숙한 기록을 넘어 이제는 선수의 움직임까지 데이터로 담아내는 시대다. 야구와 축구, 배구 등 다른 종목은 이미 관련 기술 도입에서 농구보다 앞서 있다. 오랜 시간 스포츠 데이터 산업에 몸담아온 스포츠투아이 김봉준 대표를 만나 한국 농구 데이터의 현주소와 앞으로 필요한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농구 팬들에게 스포츠투아이는 ‘기록을 다루는 회사’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만, 팬들에게는 생소합니다. 먼저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포츠투아이는 스포츠 전문 데이터베이스 회사로 시작했습니다. 2000년 정도부터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국내 스포츠 데이터 산업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봐도 될 정도였어요. 지금도 농구나 배구, 축구에서는 데이터를 무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야구는 데이터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는 약 25년 전부터 KBO(프로야구)에 관련 사업을 제안했고 이를 시작으로 회사도 계속 성장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기록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방송 중계에 들어가는 실시간 데이터부터 여러 시스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경기 기록을 입력해서 제공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그렇습니다. 기본적인 기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제공돼야 하고, 추가 인력을 계속 투입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도 필요합니다.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종목에서는 중계에 필요한 선수나 팀, 일정 등 기본적인 정보를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새로운 기술이나 콘텐츠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농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발전할 부분이 많다고 보시는지요?

맞아요. 야구와 축구는 이미 많이 앞서 있고 배구도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록뿐 아니라 비디오 판독, AI 판독, 트래킹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요. 농구도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촬영된 영상을 다시 확인하는 형태에 지나지 않습니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면 확인하기 어렵죠. 또 판독에 사용한 영상이나 정보를 경기가 끝난 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결국 하나의 콘텐츠로 연결돼야 한다고 봅니다. 기존 기록과 통계에 영상, AI 판독, 트래킹까지 더해지면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집니다.

 


‘트래킹 데이터’나 ‘AI 판독’이라는 말이 팬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가 보는 기록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경기에는 눈으로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도 많아요. 예를 들어 선수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는지, 얼마나 많은 거리를 뛰었는지 등을 수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 쌓이면 기존 박스스코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요. AI 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영상을 다시 보고 판단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술을 통해 특정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지요. 농구 역시 종목 특성에 맞는 기술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스포츠투아이는 다른 종목에서 AI 판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배구에서 AI 판독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접 경기장에 시스템을 설치해 실제 상황에서 테스트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단계입니다. 물론 농구는 배구와 다릅니다. 선수와 공의 움직임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라인을 밟았는지 확인하는 정도는 이미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필요해졌을 때 시작하는 게 아니라 미리 준비하는 겁니다. 나중에 외국에서 완성된 시스템을 사오는 것과 우리가 직접 연구하면서 기술을 쌓아가는 건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대표님은 데이터가 결국 ‘콘텐츠’가 돼야 한다는 생각인 거군요?

기록을 단순히 쌓아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기록과 영상이 함께 연결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특정 기록을 달성했다고 해보죠. 지금은 기록을 확인하고 관련 영상을 따로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기록과 영상, 여러 정보가 연결돼 있다면 필요한 장면을 훨씬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구단은 선수 분석이나 경기력 향상, 마케팅에 쓸 수 있고 미디어는 새로운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팬들도 단순히 경기 영상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함께 보면서 선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야구에서는 데이터를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OTT 중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단순히 타율이나 평균자책점 같은 기록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죠. 예를 들어 투수와 타자가 상대할 때 지금까지 쌓인 기록을 바탕으로 다음에 어떤 공을 던질지 예측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설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상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합니다. 팬들은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비교하면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고요. 같은 경기에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농구에서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KBL도 미디어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표님이 생각하는 미디어센터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새롭게 준비한다면 다른 종목에서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영상을 모아두고 몇 가지 기록을 붙이는 정도라면 부족하죠. 제가 생각하는 건 ‘AI 미디어센터’입니다. 기록과 통계, 영상에 AI 판독과 선수들의 트래킹 데이터까지 함께 묶는 것이죠. 특정 기록을 찾으면 관련 영상과 다양한 정보까지 같이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합니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걸 만들 수는 없습니다. 돈도 들고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전체적인 계획을 잡고 몇 년에 걸쳐 하나씩 만들어가야 합니다.

KBL이 내년이면 출범 30주년이 됩니다. 지금이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인가요?

30주년이면 지금 필요한 것만 볼 게 아니라 앞으로 20년, 30년 뒤 프로농구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기록과 데이터입니다. 이제 기록은 누가 몇 점을 넣고 리바운드를 몇 개 잡았는지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선수의 스피드나 이동 거리처럼 눈으로는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도 있습니다. 농구를 아는 사람들뿐 아니라 IT 전문가, 아마추어 관계자, 미디어, 팬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도 함께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B리그 현장도 직접 여러 차례 찾으셨다던데 어떤 점이 눈에 들어왔는지요?

지난해 일본에서 7경기를 직접 봤습니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시설도 좋았지만 데이터를 보여주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중앙 전광판을 비롯해 경기장 곳곳에서 여러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득점이나 스틸이 몇 개인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보가 경기와 함께 움직입니다. 우리도 당장 모든 트래킹 데이터를 보여주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록부터 팬들이 여러 방식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도 있고 TV나 앱을 통해 제공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지금 KBL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앞서 살짝 이야기했듯 결국 큰 그림이 필요합니다. 기존 기록·통계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영상은 어떻게 모을 것인지, AI와 트래킹 기술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전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일본이 앞서 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맞는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전문가로서 대표님이 바라보는 한국 농구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개인적으로 농구를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죠. 야구는 제대로 경기를 하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경기장도 있어야 하지만, 농구는 주변에 있는 코트에서 몇 명만 모여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력뿐 아니라 기록과 데이터, 기술 같은 주변 환경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하는 이유도 결국 하나죠. KBL과 한국 농구가 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투아이 김봉준 대표는?
스포츠 기자 출신으로 1999년 고(故) 박기철 전 KBO 기록실장, 이원우 세종대 교수와 함께 스포츠투아이의 모태인 한국야구정보시스템(KBIS) 창립에 참여했다. 이후 스포츠 데이터 산업에 몸담으며 관련 사업을 이끌어왔고, 현재 스포츠투아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사)스포츠AI빅데이터학회 부회장, (사)한국스포츠산업협회 이사, 대한체육회 마케팅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스포츠 데이터와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가 이끄는 스포츠투아이는 KBO, KBL 등 국내 프로스포츠의 공식 기록·데이터 사업을 담당해왔으며, 현재는 경기 기록 및 데이터 제공을 넘어 AI를 비롯한 스포츠테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_박상혁 기자, 스포츠투아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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