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닮아가는 'M7'의 위험한 질주

김인엽 2026. 11. 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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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개봉한 서부극 '황야의 7인'은 군상극(群像劇)이다. 뚜렷한 한 명의 주인공 없이 냉철한 지도자, 빈털터리 방랑자, 과거에 얽매인 총잡이 등 일곱 명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모두 AI 생태계라는 거대한 이해관계의 당사자여서 그런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해야 하는 이야기가 정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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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엽 실리콘밸리 특파원

1960년 개봉한 서부극 ‘황야의 7인’은 군상극(群像劇)이다. 뚜렷한 한 명의 주인공 없이 냉철한 지도자, 빈털터리 방랑자, 과거에 얽매인 총잡이 등 일곱 명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이들은 각자 특기를 살려 도적떼로부터 멕시코의 한 마을을 지켜낸다. 미국 대표 기술주 일곱 개를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이라는 이름은 이 영화에서 따왔다.

 AI 인프라 사업만 남았다

M7은 자신만의 무기로 여기까지 왔다. 구글은 검색,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메타는 소셜미디어, 애플은 스마트폰, 테슬라는 전기차다.

하지만 이들의 사업 전략은 최근 닮아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하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10년 넘게 클라우드 사업을 해 온 MS, 구글, 아마존은 물론 메타, 테슬라도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MS, 구글, 메타, 아마존 4개사가 지난 3분기 설비투자에 쓴 돈은 2088억달러(약 279조원). 클라우드의 높은 성장세를 확인한 이들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3년 뒤면 클라우드 사업이 본업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처음부터 AI 인프라를 사업으로 삼은 건 아니다. 구글은 검색·광고 연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자체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를 개발했다. 메타도 소셜미디어 추천을 위해 자체 반도체 MTIA를 만들었다. AI 열풍은 모든 걸 바꿨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AI 챗봇을 개발하자 AI 인프라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제 M7은 AI 인프라 외에 신성장동력을 찾지 않는다.

지금이 AI산업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근 “AI 혁명은 이제 10~20% 정도 진행됐다”고 했다. 19세기 초 깔린 철도 물류망이 산업혁명을 뒷받침했듯, 지금이 AI 혁명의 기반을 다지는 시대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이 점차 ‘동굴 속 메아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 만난 테크업계 수장 중 비관론자는 찾기 어려웠다. 모두 AI 생태계라는 거대한 이해관계의 당사자여서 그런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해야 하는 이야기가 정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질 생태계가 위험성 키워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이후 AI 순환 거래 14건을 분석한 결과, 약 3000억달러의 지분 투자와 6500억달러의 부채가 1조4000억달러 규모 매출 약정과 연결돼 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특정 AI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여러 기업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1999년 생태학자 야치 시게오와 미셸 로로는 종의 다양성이 생태계 안정성을 높인다는 ‘보험 가설’을 제시했다. 환경이 급변해 한 종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다른 종이 생태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기술산업도 마찬가지다. 기술주라는 큰 틀로 묶였지만 M7은 서로 다른 영역을 지켰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구매를 줄이더라도 기업의 소프트웨어 지출은 늘어날 수 있고, 전자상거래가 부진해도 검색 시장은 성장할 수 있다. M7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질주하는 지금 모습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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