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2000억 피해 입힌 브로드컴…과징금 186억 확정

이승연 기자 2026. 11. 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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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부품 공급 중단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불리한 장기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위법성을 최종 인정했다.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3년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의 부품 구매를 요구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최소 2137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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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정위 처분 취소소송서 브로드컴 패소 확정…거래상 지위 남용 인정
삼성전자 서초사옥. [출처=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부품 공급 중단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불리한 장기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위법성을 최종 인정했다.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3년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의 부품 구매를 요구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최소 2137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추정했다. 브로드컴에 부과된 약 186억원의 과징금도 확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지사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공정위는 2023년 9월 브로드컴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약 18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브로드컴은 같은 해 11월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5월 서울고법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문제가 된 것은 2020년 3월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이 체결한 장기계약(LTA)이다.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3년간 브로드컴의 무선주파수 프런트엔드(RFFE)와 와이파이·블루투스 관련 부품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 구매해야 했다.

연간 구매금액이 약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을 브로드컴에 배상하도록 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의 부품을 선택하거나 구매량을 줄이더라도 일정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였다.

공정위 조사 결과 브로드컴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구매 주문 승인을 중단하고 제품 선적과 생산을 멈추는 방식으로 압박했다.

당시 브로드컴은 RFFE 등 관련 부품 시장에서 세계 1위 사업자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시리즈를 출시한 직후였던 만큼 핵심 부품 공급이 중단될 경우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이 같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경쟁 부품업체의 제품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봤다.

장기계약에 따른 삼성전자의 피해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부품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삼성전자가 추가로 부담한 비용을 최소 1억60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2137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많은 총 3억2630만달러, 약 437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 측이 주장한 피해액으로, 공정위가 추정한 추가 비용과는 구분된다.

법원도 브로드컴의 계약 체결 과정과 계약 조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5월 브로드컴이 부품 공급을 임의로 중단하는 이례적인 수단을 동원해 장기계약을 강제했다고 인정했다.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의 의사에 반해 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또 계약 내용이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정상적인 거래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브로드컴이 경쟁 부품업체의 시장 진입과 삼성전자의 부품 채택을 제한하려 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브로드컴은 서울고법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약 186억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이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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