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인 줄 알았던 남편, 북한에 숨겨둔 딸까지...결혼 무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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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남편분도 사실은 조금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요.
◇ 조인섭 : 남편이 북한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아내가 있었다고 털어놓았잖아요.
따라서 남편이 그 절차를 거쳤는지, 북한에서의 혼인이 법률혼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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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6년 11월 02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현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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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이현호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이현호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현호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저는 동갑내기 남편과 2018년에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주변에서 성실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마트 직원으로 일하다가 관리자 자리까지 올라갔고, 지금은 아예 마트를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저는 서른 살 무렵에 남편과 같은 마트에서 일하다가 처음 알게 됐습니다. 말수는 적었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는 모습이 듬직해 보였죠. 어느 날, 우연히 같이 술을 마시게 됐는데 남편은 자신이 연변 출신 조선족이라고 했습니다.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이고, 부모님도 중국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사실 말투가 독특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속이야기를 나누고 나자,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애를 하게 됐고, 곧 결혼을 하게 됐죠. 결혼한 지 1년 만에 아들을 낳았고, 저희 가족은 별다른 문제없이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올해 8월,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모르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다짜고짜 자신이 제 남편의 딸이라고 하는 겁니다. 얼마 전 북한을 탈출해서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곧바로 남편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죠. 그러자 남편은 그제야 그동안 숨겨왔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자신은 연변 출신 조선족이 아니라, 2012년에 북한을 탈출해서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북한에 있을 때 결혼식을 올린 여자도 있었고, 그 사이에서 딸까지 낳았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알고 있고 믿어왔던 남편의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니요.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일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딸을 한국으로 데려오려고 탈북브로커에게 4천만 원을 줬다는 겁니다. 그 돈을 어디서 마련했느냐고 물었더니, 저희 부부가 아들 학자금으로 모아두었던 공동 적금을 해지했다고 하네요. 저한테는 상의 한마디 없이 말이죠. 물론, 북한에 남겨둔 딸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었던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큰돈을 쓰면서 저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화가 납니다. 마음 같아선 결혼을 무효로 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8년 동안 남편의 성실함을 믿고 가정을 꾸려온 아내분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일 것 같습니다. 탈북민이라는 사실도, 북한에 딸이 있다는 사실도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잖아요. 이현호 변호사는 어떻게 들으셨어요?
◆ 이현호 : 우선 사연자분 굉장히 당혹스러우셨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제가 사실 법무부 통일법무과에서 탈북민 법률 상담을 했었는데요. 이런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남편분도 사실은 조금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요. 북에 두고 온 자식을 데려오고 싶었던 부모로서의 절박함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사연자이신 배우자에게 오랜 세월 동안 신분 자체를 숨기고 또 법적으로나 또 법을 떠나서 도의적으로나 적금까지 상의 없이 해지하는 건 좀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기는 합니다. 이 부분 법률적으로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은 남편이 자신의 출신부터 과거 혼인 사실까지 모두 숨겼다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으셨는데요. 마음 같아서는 결혼 자체를 없었던 일로 돌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출신과 과거를 속이고 결혼했다면 법적으로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는 건가요?
◆ 이현호 : 혼인무효는 혼인신고 당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경우처럼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일방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사이에 이루어진 혼인신고가 무효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사연자분 부부는 서로 혼인할 의사로 신고했으므로 무효 사유에 해당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사기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는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출신이나 과거를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이 언제나 취소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정이 혼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는지가 검토 대상이 됩니다.
◇ 조인섭 : 취소 기간이 지났거나 요건 입증이 까다로워서 혼인취소가 어렵다면,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는 건 가능할까요?
◆ 이현호 : 민법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재판상 이혼원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부간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출신을 숨긴 사실만이 아니라 8년간 거짓 신상을 유지한 경위, 공동 적금 무단 해지, 이로 인한 신뢰 상실 등 혼인 파탄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주장하여 이혼 소송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남편이 북한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아내가 있었다고 털어놓았잖아요. 우리 법은 중혼을 금지하고 있는데, 북한에 배우자를 둔 상태에서 남한에서 다시 혼인신고를 한 경우 법적으로 '중혼'에 해당할까요?
◆ 이현호 : 민법은 중혼을 금지하는 제810조를 위반한 혼인을 취소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탈주민의 경우 북한에 남은 배우자와의 혼인관계 처리에 관하여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이혼 특례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남편이 그 절차를 거쳤는지, 북한에서의 혼인이 법률혼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조인섭 : 재산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남편이 북한에 있던 딸을 데려오기 위해 아들 학자금으로 모아둔 공동 적금을 아내 몰래 해지해서 4천만 원이나 사용했는데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사용한 돈은 나중에 재산분할 할 때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요?
◆ 이현호 : 재산분할은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정합니다. 부부 일방이 혼인 중 부담한 채무라도 일상가사나 공동재산 형성과 관련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개인 채무로서 청산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편이 브로커 비용을 마련하려고 추가로 빌린 돈이 있다면, 이는 남편 개인 채무로 보아 분할에서 제외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출한 4천만 원에 대해서는 공동재산을 일방적으로 처분한 사정을 기여도 산정에서 '기타 사정'으로 참작해 달라고 주장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이번에는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상속 문제도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이번에 남편의 딸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는데요. 만약 훗날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상속재산까지 모두 나눈 뒤에, 북한에 남아 있던 또 다른 자녀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현호 : 남북이산으로 남한주민인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한 북한주민은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하거나 처분한 경우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공동상속인이 있으면 그 기여분을 공제하고 상속분을 산정합니다. 따라서 사연자분이 남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은 기여분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면 남편이 출신과 과거를 속였다는 이유만으로 혼인이 무효가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혼인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기였다면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데요. 남편이 아내 몰래 사용한 공동 적금 4천만 원도재산분할 과정에서 따져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분은 남편의 과거 혼인관계와 재산 사용 내역부터 확인하고, 법적 대응을 서두르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현호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이현호 : 감사합니다.
YTN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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