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눈엔 돼지만”…이 대통령 SNS, 소통 창구서 ‘설전 도구’로

민서영 기자 2026. 11. 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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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논란, 5일째 글 올려
“내로남불·진영 논리” 계속 반박
야당 ‘잦은 해외 순방’ 비판 겨냥
“널널하게 음주·쇼핑하는 줄 알아”
“한번 더 생각을” “국민과 싸우나”
거친 SNS에 여당서도 우려 커져
“경북 영양 주민들, 반갑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북 영양전통시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자신의 다문화 가정 관련 발언에 대한 진보진영의 비판을 두고 “내로남불” “진영 논리”라며 반박을 이어갔다. 야당의 해외 순방 공세에 관해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밝혔다.

대국민 소통 창구로 활용해온 SNS가 비판 세력을 겨냥한 반박 메시지 통로로 쓰이면서 여당에서도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일 엑스에 ‘호남에서 콩이면 영남에서도 콩이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누군가 강조했던 이 상식의 언어는, 진영 논리나 이념적 편향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공정한 원칙’이 언제나 반드시 우선해야 함을 일깨워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제도 운영 과정에서 불합리와 제도적 맹점이 발견되어도, 오직 집단의 정체성을 잣대 삼아 무조건 비호하거나 기계적인 피해주의로 일관하는 것은 ‘콩을 콩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왜곡, ‘콩을 팥이라 우기는’ 선동을 낳을 수가 있다”며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교조적 태도는 다문화 가정을 동등한 대한민국 시민으로 건강하게 포용하려는 본래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엑스에 “다문화 가정 지원 필요한 것 맞다. 그러나 그것이 다문화 가정 지원 정책 중 불합리하거나 역차별을 낳는 잘못된 구체적 정책까지 정당화할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썼다. 그는 “왜 시중에서 PC주의나 내로남불, 진영주의에 기반한 발언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반페미니즘·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에펨코리아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다문화 가정 산모가 공공 산후조리원 예약 순위에서 상위권에 있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을 시작으로 닷새째 관련 입장을 엑스에 밝히고 있다.

특히 ‘내국인 역차별’ 언급이 소수자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진보진영 비판을 진영 논리, 이념 편향, PC주의, 내로남불로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날 엑스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단순 관광이 아니라고 적은 한 엑스 이용자의 글을 재게시하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니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그는 “하는 일도 준비도 없이 사진 찍고 생색이나 내며 널널하게 음주, 쇼핑, 관광이나 즐기는 것을 대통령 해외 순방으로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시로 링거주사 맞으며 코피 터지는 해외 순방조차도 놀러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30일 해외 순방이 잦다는 야당 비판에 “공정하지 않다”고 이미 대응한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거친 표현으로 야당을 겨냥한 모양새다.

여당에서도 이 대통령의 SNS 소통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SNS를 활용하고 계시고, 여러 국정을 알리는 긍정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달 과정에서 잘못 오인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소통에 있어서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SNS 소통을 하실 때 한 번 더 생각하시는 방식의 참모들 역할이 청와대에서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의 SNS라는 게 모두를 위한 소통은 아니지 않냐”라며 “대통령이 국민하고 싸우는 모습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SNS만 지나치게 주목을 받고 있는데, 다양한 대통령의 생각이 국민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소통 방식들을 고민하고 있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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