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이낸스 해킹' 배후 부상.. 8조원대 가상자산 탈취 '비상'

손유지 2026. 11.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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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바이낸스 해킹 배후로 북한 지원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 공식 지목
63억 달러 가상자산 탈취…이더리움 전환하며 자금세탁 정황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지갑 공개…미국 수사기관 추적 공조
거래소 보안망 허점 도마…국제 공조와 투자자 보호 강화 과제

[지데일리]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8조원대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탈취된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이 지목됐다. 

미국 FBI가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3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탈취 사건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공식 지목했다. 탈취 자산의 자금세탁 정황이 포착되면서 국제 수사 공조와 가상자산 거래소 보안 강화에 비상이 걸렸다. ⓒ픽사베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국제 가상자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이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자산을 위협하는 새로운 안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BI는 지난달 31일 사이버 보안 경보를 통해 북한이 바이낸스에서 60억 달러가 넘는 가상자산을 훔친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29일 전후 발생했으며, FBI는 범행 주체를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로 특정했다. 외부 보안업체가 북한 연계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미국 수사당국이 공식적으로 배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이번 사건의 피해 규모는 약 63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상자산 탈취 사건 가운데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다. 북한 연계 해킹조직은 과거에도 국제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 관련 시스템을 공격해 거액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아 왔다. 

특히 가상자산은 국경을 넘는 이동이 빠르고 거래 과정에서 익명성이 활용될 수 있어 범죄 수익을 추적하고 회수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FBI가 주목하는 대목은 해킹 이후 자금의 이동 경로다. 공격자들은 탈취한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과 즉시 교환 서비스를 거쳐 자금의 출처를 흐리는 세탁 작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러 블록체인과 지갑을 거치며 자산을 분산하면 거래 흐름을 추적하기가 한층 복잡해진다.

이에 FBI는 공격자들이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 이더리움·비트코인·솔라나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가상자산 거래소와 블록체인 사업자들에게 해당 주소와 연관된 거래를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비밀경호국과 국세청 범죄수사국도 공조에 참여해 탈취 자산의 흐름을 추적하고 동결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관련 정보를 보유한 기관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수사당국에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산업의 보안 체계에도 뼈아픈 과제를 남겼다. 세계 최대 거래소라는 시장 지위와 막대한 자산 규모에도 대규모 해킹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거래소의 보안 투자와 내부 통제, 자산 보관 방식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 이용자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책임이 거래소에 있는 만큼 사고 발생 이후의 보상뿐 아니라 사전 예방 체계의 실효성도 검증받아야 한다.

국가 차원의 해킹에 대응하려면 거래소 개별 보안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가 간 정보 공유와 수사 공조, 블록체인 분석 기술을 결합한 국제적 대응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탈취 자산이 여러 국가와 플랫폼으로 분산되기 전에 신속하게 거래를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협력망 구축이 관건이다.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가 반복될수록 사이버 범죄 수익이 국가 재정이나 무기 개발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시장이 기술 혁신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가 지원을 받는 해킹조직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면 거래소의 보안 책임 강화와 국제 공조를 함께 추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