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전 정권 임명한 헌재소장 직무정지… 野 “쿠데타”

방재혁 기자 2026. 10. 3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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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헌법재판소 주도권을 둘러싸고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유럽 중도 정부와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민족주의 야권이 정면충돌했다. 헌재 소장이 직무에서 배제되고 경찰이 건물에 투입되자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급거 귀국하는 등 정국 긴장이 고조됐다.

PiS 정권 시절 임명된 주중 폴란드 대사는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고, 폴란드 대법원장과 헌재도 소장 직무 정지 및 경찰 투입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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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헌법재판소 주도권을 둘러싸고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유럽 중도 정부와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민족주의 야권이 정면충돌했다. 헌재 소장이 직무에서 배제되고 경찰이 건물에 투입되자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급거 귀국하는 등 정국 긴장이 고조됐다.

30일 폴란드 바르샤바 헌법재판소 정문을 경찰이 막은 가운데, 시위대가 이를 열기 위해 강하게 힘을 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31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안나 코르빈-표트로프스카 헌법재판관은 30일(현지 시각) 보그단 슈비에츠코프스키 헌재 소장과 부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재판소 운영을 맡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헌재에 경찰을 대거 투입해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의 건물 진입을 막았다.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은 전임 민족주의 우파 법과정의당(PiS) 정권이 선출했으며,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은 투스크 정부가 장악한 의회에서 지난 3월 선출됐다.

급히 귀국한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헌재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재판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여권 측 마치에이 베레크 재판관은 대통령이 물리적 대립을 선택했다고 비판했지만, 대통령실은 헌재 출입을 막은 행위가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몸싸움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헌재를 둘러싼 양 진영의 오랜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2015년 PiS 정부가 전임 정부에서 선출된 헌법재판관 자리에 새 인사들을 임명해 전체 재판관 15명 중 과반을 차지하면서 헌재가 집권 세력에 종속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도 2021년 폴란드 헌재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2023년 총선에서 PiS를 누르고 집권한 투스크 총리는 전임 정권이 훼손한 법치주의를 복원하겠다며 사법개혁을 추진해 왔다. 반면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올해 초 의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6명 중 3명의 취임 선서를 거부했고,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도 현 의회가 선출한 재판관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투스크 총리는 엑스(X)에 올린 글을 통해 “법치주의를 회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이 과정은 어렵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며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G20(주요 20국) 외무장관 회의 도중 기자들에게 “헌재는 전 정부 하에서 정치화했다”며 “현재 벌어지는 일은 정식으로 선출된 대다수 판사(헌법재판관)가 헌재를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반면 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는 정부가 폴란드를 경찰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PiS 정권 시절 임명된 주중 폴란드 대사는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고, 폴란드 대법원장과 헌재도 소장 직무 정지 및 경찰 투입에 반발했다.

폴란드 헌재는 공식 엑스 계정을 통해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이 대통령의 취임 선서를 받지 않아 임시 소장 자격이 없다며 이번 사태를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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