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의 개미수다] ‘반도체 몰빵’ 괜찮을까…알파벳·인텔이 울린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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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다.
3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알파벳과 인텔이 잇따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개미들의 고민은 '반도체 올인' 포트폴리오의 재편으로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3개월간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상향된 조선·보험 등 실적 개선이 뚜렷한 업종이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비반도체 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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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는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코스피가 하루에 3~6%씩 오르내리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28일 6% 넘게 급등하며 6000선을 일시 회복하는 듯했으나, 이틀 연속 하락하며 5730선까지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0~1.2배 수준인 5100~6000선을 단기 바닥으로 제시하며 저평가 구간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마주한 개미들로선 이를 바닥으로 확신하기 어렵다.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랠리를 믿고 대장주를 담았던 투자자들로선 반등 때 비중을 덜어내야 할지, 싸진 가격에 추가 매수를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불안을 키운 뇌관은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에서 터져 나왔다. 3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알파벳과 인텔이 잇따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지만 실질적인 수익화 속도가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AI 회의론’이 숫자로 확인됐다.
알파벳 충격이 대표적이다. 검색 수익화 부진과 AI 과잉 투자 우려가 겹치며 지난 29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2.6% 급락했고, 이튿날에도 1.40% 추가 하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5000억달러(약 669조원)가 증발하며 월가 사상 두 번째로 큰 일일 시총 감소 기록을 썼다.
실적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균열은 더 뚜렷하다. 핵심 수익원인 검색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유료 클릭 증가율도 둔화했다. 여기에 상장 이래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잉여현금흐름(FCF) 적자(-91억달러)를 기록하고, 100조원이 넘는 우발 약정과 합작사 내부거래 의존도까지 드러나며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인텔마저 4분기 가이던스 참사로 하루 만에 28.58% 폭락했다. 경영진은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AI 공급망 병목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전례 없는 폭등”을 지목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PC 제조 단가가 치솟자 고객사들이 중앙처리장치(CPU) 구매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불똥이 국내 반도체로 튄다는 점이다. 빅테크의 현금이 마르고 세트업체들이 메모리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면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로 이어질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낙수효과를 누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급망의 이익 전망에도 균열 우려가 번지는 배경이다.
결국 개미들의 고민은 ‘반도체 올인’ 포트폴리오의 재편으로 쏠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통해 향후 2년간 막대한 합산 영업이익 전망과 주주환원 의지를 확인시켜 줬지만, 미국 빅테크의 현금흐름이 둔화하고 주문이 흔들린다면 국내 대장주만 버티기는 어렵다. 메모리 단일 업종에 계좌 전체가 묶였을 때의 변동성 리스크가 이번 하락장에서 증명됐다.
지금 개미에게 필요한 전략은 공포에 휩쓸린 투매가 아닌 냉정한 ‘바벨 전략’이다. 반도체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반등 국면에서 일부를 덜어내고,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밀린 대안 업종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3개월간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상향된 조선·보험 등 실적 개선이 뚜렷한 업종이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비반도체 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과 알파벳의 실적 경고는 AI에 취해 있던 시장에 차가운 현실을 일깨웠다. 믿었던 빅테크마저 흔들리는 장세에서 무조건적인 버티기는 답이 될 수 없다. 바닥을 예단하고 섣불리 베팅하기보다 빅테크의 투자 지속성과 외국인의 추세적 수급 복귀를 확인하며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다변화하는 유연함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진우 기자 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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