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낌새에 그냥 보낼 수 없었죠”…7100만원 지켜낸 영종새마을금고 직원
13년 차 강소희 대리, 동료 계장과 침착한 대응
경찰 재신고로 피해 예방…영종경찰서 감사장·포상금 지급

"7100만원을 전부 현금으로 인출해주세요."
지난 15일 오전 인천 영종새마을금고 운서지점. 창구를 찾은 20대 남성의 요청에 강소희(34) 대리는 의아함을 느꼈다. 금을 구매하기 위해 거액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지만, 고객의 행동에서는 수상한 낌새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2014년 입사해 올해로 13년 차를 맞은 강 대리는 고객에게 차분히 질문을 이어갔다. 현금으로 금을 구매하면 저렴하다는 고객에게 구체적인 구매처와 할인 금액 등을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강 대리는 고액 현금 인출에 따른 경찰 확인 절차를 안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고객의 휴대전화와 자금 사용 목적 등을 확인한 뒤 돌아갔지만, 강 대리의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고객은 현금 인출을 계속 재촉했지만, 강 대리는 차분하게 설득하며 시간을 벌었다. 금 시세는 계속 변하는 만큼 거액을 한꺼번에 인출하기보다 일부만 현금으로 찾아 조금씩 구매하는 편이 낫다고 안내했다. 그사이 고객은 창구 밖을 힐끔거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계좌 거래내역에서도 수상한 정황이 발견됐다. 타 은행에서 1000만원씩 나눠 입금된 약 7000만원의 거래내역이 있었지만, 고객은 적금 만기로 모은 돈이라고만 설명했다. 정작 해당 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강 대리는 "고객의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고 계속 불안해하는 모습에 보이스피싱이 의심됐다"며 "경찰이 이미 다녀간 상황이어서 다시 신고하기 조심스러웠지만 그냥 돈을 내줄 수는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에 강 대리는 함께 근무하던 동료에게 메신저로 상황을 알렸다. 동료가 고객을 상담실로 안내해 대화를 이어가는 사이 강 대리는 타 은행에 거래내역 확인을 요청하고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고객의 가방에서 또 다른 휴대전화를 발견하면서 보이스피싱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휴대전화에는 금융감독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사칭한 흔적과 현장 대화 내용을 피싱범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녹음 애플리케이션 등이 남아 있었다.
고객은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고, 영종새마을금고 직원들은 신용대출 상환과 지급정지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절차를 도왔다.
이처럼 강 대리의 침착한 대응으로 7100만원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인천 영종경찰서는 지난 29일 강 대리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전달했다.
강 대리는 "은행 직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다른 직원들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충분히 막아냈을 것이다.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장까지 받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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